[파이낸셜리뷰]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딱 하나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좋든 싫든 변화는 불가피하다. 당신은 변화의 창조자가 되거나 변화에 따른 희생자로 전락할 수 있다. 변화에 머뭇거리는 것은 능력이나 기회의 문제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부족이다. 무조건 변화한다고 해서 더 나아질 것이라는 장담을 하기 어렵다. 만일 변하지 않으면 중간이 아닌 후퇴의 결과를 낳게 된다. 변하지 않으면 미래도 없다. 변화의 기회는 저절로 다가오지 않는다. 우리 자신을 바꾸고 혁신과 변화의 길로 나서야 한다.
루이스 캐럴의 동화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온 이야기다. 앨리스는 붉은 여왕이 사는 곳에서 열심히 달리지만 제 자리가 머문다. 숨을 헐떡이며 말하길 "지금처럼 빨리 오래 뛰면 다른 곳에 가게 되는데." 그러자 붉은 여왕에게 이런 말을 한다. “그런 느림보 나라가 있냐? 여기서는 같은 곳에 있으려면 쉬지 않고 힘껏 달려야 해. 어딘가 다른 데로 가고 싶으면 적어도 그보다 두 곱은 빨리 달려야 한다.”
진화생물학자 밴 베일런은 이 거울 나라에서 착안해 ‘붉은 여왕의 가설’을 내놨다. 자신의 논문에서 <붉은 여왕의 가설>은 밀접한 관계의 서로 다른 두 종(種)이 영향을 미치며 공진화(共進化)한다. 진화론적 가설로서“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과 경쟁자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진화하여 적응하여야만 존재할 수 있다. 진화하는 생명체가 그것을 초월하여 일방적으로 승리할 수는 없다" 변화의 지속성과 중요성을 밝혔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바넷과 핸슨(Barnett & Hansen)은 1996년 〈조직 진화에서의 붉은 여왕(The Red Queen in Organizational Evolution)〉이란 논문에서 붉은여왕가설을 경영학으로 끌어들였다. 끝없는 경쟁 속 기업이 적자 생존하기 위해서는 계속 업그레이드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변화는 생명에 단순히 필요한 것이 아니다. 바로 생명 그 자체다.”라고 앨빈 토플러는 말했다. 변화는 생명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생명 그 자체라는 것이다.
평소에 봄이 되면 입보다 꽃이 먼저 피는 현상이 궁금했었다. 개나리, 매화, 목련 같은 꽃나무는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게 아닌가?
이 꽃나무들은 기온 상승에 민감해서 추운 겨울이 끝나고 온도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생존에 위협을 느낀다. 스트레스를 받아 생존을 위해 새잎이 돋기 전에 빈 가지에 꽃을 먼저 피운다고 한다. 호주로 이민을 간 사람이 개나리꽃이 너무 예뻐 꽃을 호주에 가져가서 심었다. 하지만 사시사철 더운 그곳에서는 꽃이 피지 않았다. 역시 온실엔 둔 개나리에서도 개화하지 않는다. 그 이유인즉 개나리는 겨울에 낮은 온도를 겪어야 온도가 상승하는 봄에 개화한다. 꽃이 피기위해서는 모진 겨울을 겪어내어야만 한다. 이처럼 스트레스로 인해 꽃을 피우는 생장 원리를 ‘스트레스 개화 이론’이라고 한다.
최근에 솔방울 개체 수가 과거보다 많아졌다고 한다. 대기 공기가 오염이 되며 위협을 느낀 소나무가 스트레스를 받아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럭저럭 살고 싶어도 역경과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낙후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