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리뷰] 왕릉 가린 아파트, 조경 심어 가려???

2022-10-22     윤인주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른 문화재 보존지역에서 문화재청 심의 없이 아파트가 건설되면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아파트 철거 대신 나무를 심어 아파트를 가리자는 제안이 나왔다. 하지만 이는 눈 가리고 아웅이 되면서 오히려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 자격을 박탈당하는 것은 물론 국내에 있는 모든 왕릉의 세계문화유산 자격의 박탈 빌미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법에 따라 해당 아파트를 철거하는 것 이외에 답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오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아파트 철거 대신

김포 장릉 근처에 위치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내 아파트를 지은 대방건설·대광건영·금성백조 등 3개 건설사는 개선안으로 아파트 외벽 색상과 마간 재질 등을 언급했다. 마감 색상을 장릉을 강조하는 색으로 칠하고, 야외에 육각 정자를 두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문화재청이 요구한 철거는 거부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세계유산 지위를 유지하는데 초점을 두고 분양 받는 분들의 입장도 균형 있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설사들이 근본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문화재청은 빨리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물 철거가 어렵다면 장릉 봉분 안쪽에 키가 큰 나무를 심어 아파트를 가리자고 제안했다 해당 아파트 층수를 철거하더라도 이후에 건설될 아파트와 주상복합 단지들로 인해 경관이 가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적인 이유다. 또한 이미 해당 아파트는 분양을 받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피해도 있다. 따라서 철거 자체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조경을 통해 아파트를 가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세계문화유산 자격 박탈 당할 수도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 자격을 박탈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세계문화유산의 자격을 얻었다는 것은 역사적 가치와 환경 등을 모두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파트 건설로 인해 그 역사적 가치와 환경을 모두 훼손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유네스코 등재는 단순히 장릉 때문이 아니다. 파주 장릉은 인조가 묻혔고, 김포 장릉은 인조의 부모가 묻힌 곳이다. 그리고 계양산이 일직선상으로 위치해 있다. 계양산을 조망할 수 있는 경관과 위치 때문에 그 희소성과 보존성에 높은 점수를 받고 등록한 것이다. 그런데 아파트가 김포 장릉과 계양산 중간에 높게 올라가면서 김포 장릉에서 계양산의 조망을 방해하게 된다는 것은 유네스코 입장에서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더욱이 장릉 하나만 박탈 당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우리 정부가 문화재에 대해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는 인식을 유네스코에 심어주게 된다면 그에 따라 다른 왕릉에 대한 유네스코 등재 박탈도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아파트를 완전히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