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R&D 명가’ 한미약품, 혁신 신약 개발에 ‘올인’
2022-12-10 이석원 기자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로...
한미약품 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은 1967년 서울 종로에 ‘임성기약국’을 오픈하며 제약업계에 첫발을 내딛었고, 이후 1973년 불과 33세라는 젊은 나이에 ‘한국형 R&D 전략을 통한 제약 강국 건설’이라는 꿈을 품고 지금의 한미약품을 창립했다. 임 회장은 한미약품을 설립한 후 주요 경영전략으로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제네릭을 판매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임 회장은 이 방식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생존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했고, 회사의 지속 경영 안정화와 국내 제약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연구개발(R&D)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는 개량신약을 개발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투 트랙 전략’을 병행해왔다. 대부분의 국내 제약회사들이 매출의 5~7%가량을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지출할 때, 한미약품은 10% 이상을 투자하며 신약 개발의 의지를 키워왔다. 이 같은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는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개량신약 ‘아모디핀’, ‘아모잘탄’ 등을 개발하는 결과로 이어져 한미약품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킨 것은 물론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 일조했다. 물론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탄탄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잘나가는’ 제약사였던 한미약품은 매년 1000억 원이 넘는 연구개발(R&D)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매년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임 회장은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 투자밖에 답이 없다는 생각이 확고해 묵묵히 연구개발(R&D)에 힘을 실어줬다. 결국 10여 년이 넘는 기다림 끝에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대다수 기업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IMF 당시, 한미약품은 1997년 스위스 노바티스사에 마이크로에멀션 기술(약의 인체 흡수율을 높이는 기술) 독점 사용권을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에 기술 수출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듬해인 1998년 외환위기로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느라 여념이 없을 때도 임 회장은 연구개발(R&D) 투자를 전년보다 오히려 늘릴 것을 주문해 한미약품은 연구개발(R&D) 인력을 확충하고 투자를 늘리는 공격경영을 펼쳤다. 이런 꾸준한 투자 덕분에 2009년 한미약품의 3가지 신약이 100억 원 이상의 연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새롭게 합류하게 된다. 그 가운데 고혈압 치료 복합 개량신약 ‘아모잘탄’은 매년 평균 연 매출 700억대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아모잘탄의 누적 매출은 8000억 대에 이른다. 이 같은 성과로 축적한 한미약품의 연구개발(R&D) 역량은 2015년 글로벌 제약기업과 다수의 신약 라이선스 계약으로 이어지면서 한국 제약산업 발전의 새로운 기폭제가 됐다. 아울러 한미약품은 2019년 매출 1조 원을 뛰어넘었고, 2020년 로수젯, 아모잘탄 패밀리, 에소메졸 등 주요 자체 개발 개량·복합신약들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국내 제약업계 1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일반의약품이 아닌 전문의약품을 자체 개발하고 있으며, 아모잘탄, 아모잘탄플러스를 비롯, 로수젯, 에소메졸, 팔팔, 아모디핀, 한미탐스 등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