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국내 커피 시장 산증인’ 동서식품, 친환경 경영 박차
2022-12-30 이석원 기자
◇대한민국 커피의 역사 ‘동서식품’
커피는 1945년 광복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자연스럽게 확대됐고, 국민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다방 등에 널리 보급됐다. 그러나 당시 국내시장에서 유통되던 커피는 대부분 밀수품이었고, 정상적인 커피 공급은 5%에 불과했다. 본격적으로 국내에 커피가 보편화되기 시작한 것은 1968년 설립된 동서식품이 미국 제너럴푸드사와 기술 제휴를 맺고 1970년 국내 기업 최초로 인스턴트커피인 ‘맥스웰하우스’를 생산하면서부터다. 이후 동서식품은 1975년 국산 크리머 ‘프리마’를 선보인 데 이어 1976년 세계 최초로 ‘커피믹스’를 개발했다. 커피·크리머·설탕을 이상적으로 배합한 후 1회용 고급 방습포장에 담은 ‘커피믹스’는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가 만든 ‘한국형’ 커피로, 기존 인스턴트커피를 한 차원 발전시킨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발명품이었다. 1980년 동서식품은 동결건조공법을 도입해 한국 커피 산업사에 일대 전환점이 된 커피 브랜드 ‘맥심’을 탄생시켰다. 동결건조공법은 영하 40도 이하에서 농축 분쇄공정을 거쳐 승화작용으로 건조해 향의 손실을 극소화하는 공법이다. ‘맥심’은 발매와 함께 적극적인 광고 활동을 펼쳐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며 1987년 ‘맥스웰하우스’의 매출액을 추월했고, 1988년부터 동서식품의 주력상품으로 부상했다. 특히 1989년 출시된 이후 지난 30여 년간 커피믹스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온 노란색 커피믹스 ‘맥심 모카골드’는 동서식품 메가 히트 제품이다. ‘맥심 모카골드’ 인기의 비결은 고품질 원두에 대한 고집과 50여 년 커피 제조 노하우에 기반한 동서식품의 뛰어난 기술력을 꼽는다. 또한 꾸준히 연구개발(R&D)과 품질 개선을 지속한 점도 소비자에게 끊임없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동서식품은 ‘맥심’을 국내 대표 커피 브랜드로 성장시켰고, 지금까지도 소비자 기호를 충족하기 위한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이렇게 ‘맥심’으로 인스턴트커피 시장을 평정한 동서식품의 전성시대는 영원할 것 같았지만, 2000년대 후반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다. 2000년대에 접어들어 스타벅스를 비롯한 커피전문점이 늘어나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원두커피가 점차 인기를 얻으면서 ‘커피믹스’ 매출이 줄어든 것이다. 이에 동서식품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인스턴트 원두커피’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2011년 국내 최초 ‘인스턴트 원두커피’ 제품인 ‘맥심 카누’를 출시해 달라진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국내 커피 시장에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이렇게 위기에서 탄생한 ‘맥심 카누’는 출시 10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억 개를 돌파하며 동서식품의 ‘제2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이처럼 동서식품은 ‘커피믹스’부터 ‘인스턴트 원두커피’까지 제품을 끊임없이 혁신해 지금까지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커피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