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지난해 실적 발표한 기업들...누가 울고 누가 웃었나
2023-02-10 이석원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석원 기자] 지난해 기업들의 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어떤 기업은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 실적 기상도 ‘맑음’
삼성SDI,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배터리 3사가 지난해 연간 매출 총 34조4440억 원, 영업이익 총 1조15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35.2% 증가, 영업이익은 지난 2020년 447억 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SK온은 매출액이 3조 원을 넘어서는 등 전년 대비 88.8%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삼성SDI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로 인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10조9469억 원, 53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4%, 122.8% 늘었고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글로벌 시장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로 지난해 매출액 17조 원을 돌파하고 7685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흑자를 수확했다.
전통 유통 강자 신세계도 백화점 외형 확대와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매출이 6조316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84.6% 증가한 5173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LG화학도 지난해 차별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매출액은 42조6547억 원으로 41.9% 늘었고, 영업이익은 5조255억 원으로 전년보다 178.4% 증가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지난해 총매출이 전년보다 약 104% 증가해 1조 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약 1143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72% 증가했다.
또한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지난해 2000억 원이 넘는 역대 최대 이익을 거뒀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도 본업인 5G 가입자의 꾸준한 증가와 탈통신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의 호실적으로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4조 원대를 돌파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통신과 인터넷프로토콜TV(IPTV) 등 사업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매출은 16조7486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1%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조3872억 원으로 전년보다 11.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KT도 지난해 매출 24조8980억 원, 영업이익 1조6718억 원을 기록해 매출은 전년 대비 4.1%, 영업이익은 41.2% 증가했다.
또 KT는 유무선 사업의 안정적인 실적과 탈통신을 이끄는 디지코(Digico, 디지코플랫폼기업)의 고른 성장을 기반으로 7년 연속 영업이익 1조 원, 5년 만에 별도 기준 영업이익 1조 원을 동시에 달성했다.
LG유플러스도 5세대(5G) 통신·인터넷(IP)TV·기업간거래(B2B) 전 부문에서 고르게 성장하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5% 성장한 9790억 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대출 증가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신한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이익을 거뒀다.
KB금융그룹 역시 사상 가장 많은 4조4096억 원의 순이익을 거둔 만큼, 실적 공개를 앞둔 하나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까지 5대 금융그룹이 모두 나란히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 실적 기상도 ‘흐림’
유통 공룡 롯데는 백화점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을 뿐 나머지 모든 사업부가 부진을 면치 못하며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이 15조5812억 원으로 3.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156억 원으로 37.7% 줄었다.
점포 폐점과 창고형 할인점으로의 재단장(리뉴얼), 내식 수요 둔화 등으로 마트 매출은 5조7160억 원으로 7.2% 줄었고, 영업적자도 320억 원으로 전년(130억 원 적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커머스(롯데온) 사업도 지난해 매출은 1080억 원으로 21.5% 줄었고 영업적자는 1560억 원을 기록했다.
하이마트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백색가전 판매가 급증했던 데 따른 역기저 효과로 3조8770억 원의 매출과 113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각각 4.3%, 29.6% 줄었다.
컬처웍스도 영화관 사업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으며 매출이 11.6% 감소했으나 판매관리비 효율화를 통해 영업적자 폭을 줄였다.
또한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로 인한 손실이 반영되며 지난해 매출은 3조36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8.2% 감소했고, 영업이익이 3304억 원으로 전년보다 43.6% 감소했다.
한샘도 지난해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고 원자재·물류비용이 상승하면서 매출은 2조23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681억 원으로 전년보다 26.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동아에스티(동아ST)도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수출이 줄어들고 여기에 전 세계적인 물류난으로 인한 수출 비용이 증가하면서 매출 5901억 원, 영업이익 155억 원을 기록해 매출은 0.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4.5% 감소했다.
아울러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액은 6420억 원으로 1.0% 줄어 전년과 비슷하지만, 주요 원자재 비용 및 해상 물류비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655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31.3%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