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석원 기자] 정부가 외국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제조사에 자사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탑재를 강요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던 구글도 과징금이 상향 조정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구글은 지난 2011년부터 모바일 기기를 제조·판매하는 회사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만 사용하게 유도하는 내용의 계약을 의무적으로 체결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구글의 이런 행위가 모바일시장 OS를 독점하고 스마트기기 시장의 혁신을 저해하는 불공정 행위로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해 9월 구글에 대해 과징금 2074억 원을 부과한다고 발표했지만, 여기에 약 175억 원이 상향 조정된 2249억3000만 원으로 결정했다.
이처럼 과징금이 늘어난 이유는 과징금 산출의 기준이 되는 구글의 법 위반 행위 기간이 당초보다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공정위는 당시 자료가 확보된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의 구글 관련 매출액만 기준으로 삼아 구글에 대한 제재 수위를 발표했다.
그러나 법 위반 행위 종료일이 마지막 전원회의 심의일인 지난해 9월 10일로 판단돼 과징금을 재산정하게 된 것이다.
공정위가 구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법 위반 행위기간 동안 구글은 국내에서 앱마켓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약 8조5258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앱 중개 수수료로 벌어들인 수익만 약 8조1698억 원이며, 광고 수입은 약 3506억 원, 앱 개발자 등록비는 약 53억8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앱마켓 시장 외에 스마트 모바일 OS 시장에서의 불공정 행위도 문제 삼았지만,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라이선스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과징금 부과 대상에서는 제외했다.
또한 공정위는 구글 본사, 구글코리아, 구글 아시아 등 3개사에 모두 과징금 납부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관련 매출액의 귀속 주체를 정확히 특정하기 어려운 현실적 이유 등으로 3사가 연대해 과징금을 납부하도록 했다.
이에 구글은 이 같은 공정위 제재에 불복해 지난달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처분 등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