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대표 성장업종 ‘BBIG’, 올해는 ‘시들시들’...대응방향은?

2023-02-22     전수용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지난해까지 국내 증시를 대표했던 4대 업종인 이른바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종목의 주가가 올해 들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는 미국발 긴축 움직임으로 인한 기술주 부진과 인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됐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의 포트폴리오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고객의 돈을 직접 굴리는 자산운용사가 어떤 업종과 종목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지 포트폴리오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업종 ’BBIG’, 새해엔 ‘시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BBIG K-뉴딜지수’는 지난해 말 3143.79에서 이달 18일 기준 2512.08로 20.09% 이상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KRX BBIG K-뉴딜지수’는 BBIG 4개 업종 12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를 의미하며 해당 지수는 같은 기간 코스피 마이너스 7.83%와 코스닥 마이너스 14.73%의 하락율보다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현재 지수 구성 종목은 ▲2차전지 분야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바이오 분야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인터넷 분야 네이버, 카카오, 더존비즈온 ▲게임 분야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이다. BBIG 업종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지난해까지 비대면 환경이 확장되고 저금리 기조와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최대 수혜를 입어왔다. 이에 따라 2020년 KRX BBIG K-뉴딜지수는 1년 동안 82.1%가 상승해 코스피 상승률(30.8%)의 두 배를 웃도는 성장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들 12개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376조6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달 18일 기준으로는 312조6000억여원으로 집계돼 올해 들어서만 64조원 가량 시가총액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업종별 10개 종목으로 이뤄진 KRX 2차 전지 K-뉴딜지수도 마이너스 13.29%의 하락률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KRX 바이오 K-뉴딜지수도 마이너스 21.41%, KRX 인터넷 K-뉴딜지수 마이너스 22.20%, KRX 게임 K-뉴딜지수는 마이너스 27.23% 등 각각 두자릿수 급락세를 보였다.

데브시스터즈·크래프톤, 하락세 40% 이상

현재까지 개별 종목 가운데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인 곳은 데브시스터즈(마이너스 41.73%)와 크래프톤(마이너스 40.43%)으로 이들은 7주간 40% 이상 폭락했다. 또한 SK바이오사이언스(마이너스 33.11%), 펄어비스(마이너스 31.60%), 셀트리온제약(마이너스 30.95%), 일진머티리얼즈(마이너스 30.81%), 아프리카TV(마이너스 30.64%), 에코프로비엠(마이너스 30.55%) 등도 30% 이상 하락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 주목하는 성장주의 특성상 금리가 낮을수록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낮아져 실적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되는데 지난해 상반기부터 나타난 물가상승 압박과 하반기부터는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된 결과로 분석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움직임에 영향을 받은 뉴욕 증시의 기술주가 부진하자 국내 증시의 BBIG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올 들어 10% 하락했다.

어떻게 대응하나

전문가들은 올해 BBIG 투자 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옥석 가리기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유망 테마와 종목을 발굴할 때는 액티브 ETF의 포트폴리오를 눈여겨볼 만하다.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를 70% 가량 추종하면서 나머지 30% 범위에서 펀드매니저의 재량으로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액티브 ETF는 ETF 고유의 특성상 투자종목정보(PDF)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하루 단위로 최신화한다”며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운용사가 어떤 종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1위 사모펀드 운용사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2차전지주를 집중적으로 담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운용사가 출시한 ‘TIMEFOLIO BBIG 액티브’는 SK이노베이션의 비중이 9.09%로 가장 높다. 이 외에도 삼성SDI(9.04%·2위), LG에너지솔루션(6.56%·4위) 등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삼성SDI는 지난달 말 비중이 4.59%에 그쳤지만 올해 들어 비중이 두 배 가량 높아졌다. 또한 바이오주 가운데 에스티팜(5.17%), 삼성바이오로직스(4.89%), 루트로닉(4.52%) 등의 비중이 높았다. 게임주 중에선 엔씨소프트(5.41%), 넷마블(5.28%), 펄어비스(4.87%) 등이 포트폴리오 상단을 차지했다. 반면 인터넷주의 편입 비중은 낮았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포트폴리오 내 비중은 각각 4.52%, 3.47%에 불과했다. 해당 ETF가 보유한 카카오 주식 수는 지난달 말 471주에서 364주로 감소했다. 지난해 불거진 플랫폼 기업 규제 리스크에 더해 자회사 연쇄 상장,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지분 매각 논란 등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비중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기업가치와 주가 간 괴리를 선별하는 작업과 함께 성장주 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변화해 성장주로서의 실적이 확인된 기업에만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