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본 비트코인의 진짜 모습
2023-02-22 전수용 기자
[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세계 최초의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화폐를 대체하게 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거래에 걸리는 시간이 길고 발행량이 제한적이라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통화량이 늘어나는 실물경제에서 화폐로 작동할 수 없다는 약점이 제기됐다.
이후에는 화폐가 아니라 가치를 저장하는 안전자산으로, 이른바 ‘디지털 골드’가 될 것이라는 쪽으로 포지션이 변화했다. 즉, 비트코인은 금의 성격에 가깝다는 게 금융업계의 지배적 의견이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리이나 침공을 통해 살펴본 세계 금융시장의 움직임은 이같은 대다수 의견을 무력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무력 충돌 우려로 금융시장에서는 금값이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7일 기준 미국에서 금선물은 온스당 1902달러를 기록하며 6월 2일 이후 최고를 달렸다.
반면, 비트코인은 지난달 22일 3만3000달러선까지 밀렸다가 반등해 4만달러선을 유지해왔지만 최근 다시 3만8000달러 초반선까지 후퇴하는 하락세를 보였다.
주가도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주 월가 증시에서 대형주 중심의 다우지수는 한 주간 1.9% 하락해 18일 3만4079.18에 마감했다.
S&P500은 한 주간 1.58% 떨어져 18일 4348.8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한 주간 1.76% 하락해 1만3548.07에 지난 주를 마감했다.
이른바 ‘우크라 사태’를 통해 세계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봤을 때 비트코인과 금의 가격 흐름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런 이유로 비트코인은 적어도 금값과 비슷한 방향으로 가격이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가격 흐름은 금이 아닌 주식 같은 위험자산의 움직임에 더 가깝다.
때문에 비트코인이 디지털 골드가 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전문가들의 의견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게 금융업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