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기축통화, 최고 부자 만사 무사~미국 달러까지

2023-02-23     어기선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지난 21일 열린 20대 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한국은 곧 기축통화국이 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고 발언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당장 국민의힘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라고 총공세를 펼쳤고, 더불어민주당은 말꼬리 잡지 말라면서 이 후보를 엄호했다. 기축통화란 외환시장에서 삼각 거래를 할 때 매개로 이용되는 통화로 통화 사이 교환수단이 되는 통화를 말한다.

외환거래 매개 통화

외환시장에서 모든 개별 통화를 직접 거래하는 시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외환거래 시 제3의 통화를 매개로 교차환율에 의해 외환 거래가 이뤄지는데 이때 외환거래의 매개가 되는 제3의 통화가 기축통화이다. 현행 IMF 체제에서는 미국 달러가 국제통화로서 금과 함께 널리 국제 간의 결제에 쓰이고 있다. 기축통화가 되면 외국과의 거래 시 복잡한 환전을 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상당히 편리하다. 그래서 어떤 국가가 강대국이 되면 해당 국가의 화폐가 자연스럽게 기축통화 역할을 수행한다.

만사 무사부터 시작돼

만사 무사는 14세기 말리 제국의 왕이었다. 만사 무사는 1312년부터 1333년까지 말리 제국을 통치하면서 황금의 시대를 만들었다. 역사상 최고 부자라는 별칭을 얻었는데 현재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도 만사 무사 앞에서는 무릎을 꿇어야 할 정도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메카에 순례할 때 노예 1만 2천명, 아내 800명, 황금 11톤을 싣고 갔다. 가는 곳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황금을 나눠주는가 하면 물품을 가장 비싼 가격에 구입을 했다. 시장에 황금이 풀리면서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그것 때문에 이집트의 경우에는 10년 간 인플레이션에 시달려야 했다. 이런 황금이 동전으로 만들어지면서 이탈리아로 흘러들어갔고, 15세기부터 이탈리아가 각국의 중계무역을 담당하면서 막대한 부를 쌓으면서 환전소가 생겼다. 주로 유대인이 환전 업무를 담당했는데 그때 앉았던 책상을 이탈리아어로 ‘방코(Banco)’라고 불렀고, 이것이 은행인 BANK의 어원이 됐다. 그때부터 황금은 기축통화가 되기 시작했다. 이후 스페인은 아메리카 대륙으로 진출을 하면서 아메리카의 막대한 은이 유럽으로 흘러들어왔고, 스페인의 은화가 물량으로 밀어붙이면서 기축통화의 지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곧바로 영국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막대한 부를 차지하기 시작하면서 ‘파운드’가 기축통화가 됐다. 현대 개념의 기축통화는 사실상 영국의 파운드라고 할 수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으로 경제 중심 이동

그러던 것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은 전세계 광범위한 지역에서의 식민지 지위를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파운드를 사용하는 나라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반면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부터 강대국으로 지위가 상승했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미군은 전세계 곳곳을 누비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때부터 달러가 통용되기 시작했다. 사실상 영국 파운드에서 미국 달러로 기축통화가 넘어간 상태가 된다. 그러자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에 의해 준금본위제도가 시작되면서 미국 달러가 기축 통화의 지위를 차지했다. 1971년 닉슨 쇼크로 인해 금 태환이 정지되면서 브레튼우즈 체제의 붕괴가 이뤄졌는데 미국은 자국 달러의 교환가치를 보장할 각종 국제정치 및 경제시스템을 갖추는데 성공하면서 기축 통화로서의 지위를 갖추게 됐다. 현재 유로화가 등장하고 위안화가 부상하면서 기축통화로서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미국 달러는 기축 통화로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무역통화와 다르다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기축통화와 무역통화이다. 무역통화는 국제 거래에서 신용도 및 공급량이 높은 수준으로 국가 간 거래에 널리 사용되는 화폐이이다. 평소에는 기축통화와 큰 차이가 없지만, 해당 화폐 발행기관의 위기로 화폐 붕괴 시에는 기축통화보다 불안정하고 약해진다는 리스크가 있다. 무역통화로는 유로, 엔, 파운드, 위안 등이 있다. 현재 기축통화는 금과 달러 두 개 뿐이다. 따라서 이 후보가 이야기한 기축통화국은 사실상 무역통화국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