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동결된 기준금리, 시중금리 인하될까
2023-02-25 전수용 기자
추가인상 인상 요인 있나
금통위는 이번에 금리를 동결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어서 이르면 4∼5월경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 의견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원자재 가격과 각종 서비스 물가 상승으로 1년 전보다 3.6% 증가하면서 4개월 연속 3%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세는 우크라 사태 악화로 앞으로 원유를 비롯해 원자재와 곡물값이 폭등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더욱 가팔라질 것이 확실시된다. 한국은행도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심상치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3.1%로 크게 올려 잡았다. 한국은행이 당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대로 내놓은 것은 2012년 4월 3.2%(2012년 상승률 전망치) 이후 약 10년만의 일이다.오르면 어디까지?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 시장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올해 2~3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까지 1.75~2.0%까지 올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4월 14일, 5월 26일 등 두 차례 남았다. 하반기에는 7월 14일, 8월 25일, 10월 14일, 11월 24일로 예정 돼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여전히 완화적' 이라고 평가하는 등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총재는 지난 24일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통화정책 완화 정도는 계속, 지속적으로 줄여가야 한다는 것이 금통위 다수의 의견”이라며 “현 수준에서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올라 연간 1.5%가 되더라도 긴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3월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고 있는 등 전세계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한은이 4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 속도 조절을 하다가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 되는 하반기부터 인상에 나서 연말에는 1.75~2.0%까지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시중금리는?
지난해 8월 말 한국은행의 첫 기준금리 인상 이후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를 줄줄이 인상했다. 금통위는 지난 2020년 3월 16일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을 단행했다. 또 같은 해 5월 28일 0.75%에서 0.50%로 추가 인하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기준금리는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지난해 8월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상됐고, 11월과 올해 1월에도 0.25%포인트씩 두 차례 잇따라 상향 조정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58∼5.23% 수준으로, 지난해 말(3.71∼5.07%)과 비교해 0.13~0.16%포인트 올라갔다. 같은 기간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600∼4.978%에서 4.060∼5.770%로 상승했다. 최저금리는 0.460%포인트, 최고금리가 0.792%포인트나 상승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전반적인 인상 기조에 대한 예상은 바뀌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4월 금통위에서도 금리가 다시 동결될 경우 올해 연말의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시장의 예상치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시중금리도 조금 더 낮은 수준으로 형성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금통위 직전 2.37%까지 올랐던 시중금리는 금통위 이후 2.23%까지 내려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