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상식] 스위프트
2023-02-28 이석원 기자
스위프트(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s, SWIFT)?
스위프트는 1973년 유럽과 북미의 240여 개 금융회사가 회원사 간 자금 이동 및 결제업무를 위해 만든 폐쇄형 지급결제망으로, 1만여 개가 넘는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안전하게 결제 주문을 주고받기 위해 사용하는 고도의 보안 시스템을 갖춘 전산망이다. 협동조합 형태의 비영리 기관으로 2022년 현재는 1만1000개에 달하는 전 세계 금융회사(중앙은행 포함)와 기업이 가입해 있다. 또한 스위프트 지분은 3000개 금융회사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1977년 첫 서비스를 시작했을 당시 연간 1000만 건의 거래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4000만 건으로 증가했을 정도로 세계 각국의 송금망은 이 스위프트를 거친다. 예를 들어 미국 LA의 기업이 서울의 다른 업체에 돈을 보내기 위해 미국 거래 은행에 요청하면, 해당 은행은 스위프트 망을 통해 B업체의 거래 은행에 메시지를 보내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스위프트는 세계 금융을 연결하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2022년 2월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러시아를 스위프트에서 퇴출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약 러시아가 스위프트에서 퇴출되면 러시아와 해외의 금융기관 간 자금 송금이 거의 불가능하게 된다. 이는 미국 달러화로 러시아 석유나 가스를 구매하는 기업은 러시아에 돈을 전달할 방법이 사실상 막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러시아의 스위프트 퇴출은 러시아로 통하는 달러 공급선을 봉쇄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국제 달러 조달선인 스위프트는 미국의 영향력 아래 있어 미국이 스위프트를 바탕으로 달러를 무기화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더불어 러시아는 물론 수출 규모 전 세계 1위인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수출대금을 스위프트를 통해 받는다. 이는 미국이 스위프트를 통해 언제든 이 수출대금이 오가는 돈줄을 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중국과 러시아는 이 같은 스위프트 퇴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달러 대신 자국 통화를 활용한 무역 결제를 늘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9월 러시아의 가스 기업 가즈프롬 산하 정유회사인 가즈프롬네프트는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는 항공기 급유 비용을 달러 대신 위안화와 루블화로 받기 시작했다. 중국과 러시아 간 교역량이 늘어나는 만큼 주요 상품의 자국 통화 결제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역시 스위프트 위협에 시달린 사례가 있다. 미국은 지난 2020년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에 대응하기 위해 스위프트에서 홍콩을 배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 바 있다. 또한 최근 디지털화폐에 몰두하는 것도 이 같은 탄탄한 달러패권을 흔들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달러를 언제든지 쓸 수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아울러 중국이 달러 거래망을 우회해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과 디지털화폐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가 간 거래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쓰면 스위프트 등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결제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