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3월 3일 삼겹살데이
2023-03-03 어기선 기자
3이 겹친다는 의미로
축협이 3월 3일을 정한 이유는 ‘3이 겹친다’는 의미 때문이다. 이에 삼겹살데이가 널리 알려지게 됐고, 해마다 3월 3일이 되면 마트나 대형 할인점에서 돼지고기 행사가 열리면서 자연스럽게 삼겹살데이에는 돼지고기 매출이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삼겹살데이는 그야말로 주머니사정 때문에 쉽지 않다. 삼겹살 가격이 평년에 비해 30% 상승한데다 소주 등 주류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국산 냉장 삼겹살(100g)의 소매 가격은 2364원으로 전년대비 19.6%, 평년대비 29.8% 상승했다. 수입 냉동 삼겹살(100g) 소매가격 역시 1344원으로 전년대비 13.9%, 평년대비 17.9% 올랐다. 게다가 소주 가격도 줄줄이 상승하면서 주당들의 주머니 사정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국민 고기로 자리잡게된 배경
삼겹살은 우리나라 돼지고기 수출 역사와 맞물려 있다. 1960년대 우리나라는 홍콩으로 돼지를 수출하게 됐다. 당시 냉장 시스템이나 물류 시스템 등 수출 인프라가 구축이 되지 않으면서 돼지를 통째로 배에 실어 나르는 방식을 갖췄다. 하지만 중국이 홍콩에 돼지를 덤핑으로 수출하면서 우리나라 돼지 수출은 암흑기를 맞이해야 했다. 이에 냉장 시스템을 갖추고 물류 시스템을 개선하면서 돼지의 수출이 아니라 돼지고기 수출을 하게 됐다. 1970년대 일본으로 돼지고기 수출을 하면서 돼지 사육을 더욱 체계화했다. 즉, 홍콩으로 돼지고기를 수출하면서 냉장 시스템과 물류 시스템을 쇄신했다면 일본으로 돼지고기를 수출하면서 돼지 사육을 체계화했다. 그런데 1970년대 말 국내에서는 소고기 파동이 일어나게 됐다. 비싼 소고기를 먹지 못하게 되면서 국민들로서는 대체재를 찾아야 했다. 이에 박정희 정부는 국민에게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먹여야 한다는 생각에 돈육 수출을 금지하게 된다. 그러나 돼지 수출업체는 수출용 돼지고기를 국내에 풀기 시작했다. 이후 돼지고기가 비싼 소고기 자리를 대신하게 되면서 삼겹살 구이 문화가 빠르게 식당가로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삼겹살 구이 문화가 식당가에 빠르게 퍼져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휴대용 가스 버너(일명 부르스타)’가 출시됐기 때문이다. 1980년대 고도성장을 하면서 직장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지면서 회식 때는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1970년대 일본이 우리나라 돈육을 수입하게 됐고, 이에 우리나라 돼지고기 수출업체가 등심이나 안심(주로 돈가스용 고기)을 일본에 수출하고, 남은 부위인 삼겹살을 우리나라에서 구워먹기 시작하면서 삼겹살이 유행을 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돼지 등심과 안심을 로스 형식으로 굽게 되면 금세 퍽퍽해지는 반면 삼겹살은 적당한 기름이 있기 때문에 구우면 부드러워져서 맛있기 때문에 삼겹살을 구워먹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삼겹살은 국민 고기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대패삼겹살의 원조, 백종원
대패삼겹살은 얇게 썰은 돼지고기이기 때문에 맛의 풍미가 더해진다. 그런데 대패삼겹살의 원조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다. 백 대표는 방송에서 대패삼겹살의 탄생 비화를 소개했는데 과거 실수로 햄 써는 기계로 고기를 썰었는데 돌돌 말아진 형태로 나왔는데 한 손님이 “대패로 썰었느냐”고 묻자 대패삼겹살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 물론 이 같은 소식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특허 등록 현황을 보면 백 대표가 1996년 8월 대패삼겹살 상표를 출원했고 2년 후 상표로 인정 받았다. 그리고 백 대표는 2007년, 2009년 재차 출원하면서 상표를 유지해왔다. 우리나라는 먼저 출원된 상표에게 권리를 주는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다만 대패삼겹살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기술(특허실용)은 출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패삼겹살 영업에 대해서 백 대표의 허락을 받지 않아도 된다. 즉, 대패삼겹살을 팔아도 되지만 ‘대패삼겹살’이라는 이름을 가게 브랜드로 사용한다면 백 대표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