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러시아 국민 라면’ 팔도 도시락, 러시아 제재에 ‘전전긍긍’

2023-03-04     이석원 기자
사진=팔도
[파이낸셜리뷰=이석원 기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수출 통제 등이 본격화됨에 따라 식품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에서 ‘국민 라면’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팔도 도시락은 이번 사태 여파로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팔도 측은 라면 원재료와 부자재가 수출 제재 품목에는 해당하지 않아 현지 생산·판매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러시아 제재에 따른 후폭풍을 예의주시하며 여러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당장은 현지에서 거래하는 은행이 스위프트 차단 리스트에서 제외돼 결제 대금지불은 문제가 없지만, 러시아 추가 제재로 인한 스위프트 차단이 확대될 수도 있으며 수요 이전 효과로 밀가루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를 수도 있어 긴장 중이다. 팔도 도시락은 러시아 용기면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꾸준히 지켜오고 있으며, 지난 2019년까지 누적 판매량은 54억 개에 이른다. 그러나 국제 사회의 제재가 지속돼 러시아가 고립되는 상황에 놓이면 러시아 내수시장의 구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팔도 도시락의 매출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 팔도의 히트작 ‘팔도 도시락’ ‘팔도 도시락’은 용기 모양이 일반적인 둥근 모양이 아닌 사각형이라는 것이 특징이며, 라면 업계에서는 ‘틈새라면’·‘꼬꼬면’ 등 마니아적인 라면들을 보유하고 있는 팔도의 히트상품이다. 팔도는 1983년 국내 최초로 액상 스프를 활용한 ‘팔도라면 참깨’와 클로렐라를 활용한 ‘팔도라면 클로렐라’를 출시하며 라면 사업에 진출했다. 이러한 액상 스프 기술력은 1984년 출시한 ‘비빔면’에 적용돼 여름철 인기 제품이 되었으며, 이는 2012년 출시한 ‘앵그리꼬꼬면’에도 액상 스프를 넣어 기존 분말 스프와 차별화를 꾀하기도 했다. 1986년 세계 최초로 사각 용기를 활용한 ‘도시락’을 출시하면서 라면시장에 혁신을 일으켰다. 특히 ‘도시락’은 러시아에서 컵라면 하면 ‘다쉬락(도시락)’이라 할 정도로 대 히트를 기록했다. 실제 2013년 ‘도시락’의 러시아 지역 매출은 1900억 원에 달해 국내 판매액(50억 원)의 38배를 팔아치웠고, 러시아 용기라면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이처럼 현지에서 도시락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아예 모스크바 근처에 원 제조사인 팔도가 아닌 ‘다쉬락’이라는 법인과 공장을 차려서 생산·수출하고 있다. ‘도시락’은 소련 해체 후 러시아에 일기 시작한 개방의 물결 속에 부산항 등을 오고 가는 러시아 보따리 상인들의 입소문을 통해 슬슬 알려지면서 수출을 시작했다. 이 밖에도 팔도는 1991년 대형 용기면 ‘왕뚜껑’을 출시한 데 이어 2011년에는 ‘꼬꼬면’을 출시해 라면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