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2023-03-11     어기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2011년 3월 11일은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가 사고가 발생한 날이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함께 국제 원자력 사고 등급의 최고 단계인 7단계 사고이기도 하다. 현재도 계속적으로 원자로에서 방사능 물질이 공기 중으로 누출되고 있으며, 빗물과 원자로 밑에 흐르는 지하수에 의해 방사능에 오염된 방사능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계속 흘러들어가고 있다.

진도 9.0 지진 발생

2011년 3월 11일 도호쿠 지방에 진도 9.0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에는 원전 안전을 위해 자동으로 원자로 1-3호기가 긴급 정지 됐다. 하지만 지진발생 50분 후 높이 15m의 쓰나미가 발전소를 덮쳤고, 지하에 설치된 비상용 디젤발전기가 침수되면서 정지됐고, 발전소 내 모든 전기시설이 손상됐다. 원자로 안전을 위한 최소 전력이 사라지면서 블랙아웃 상태에 빠졌고, 원자로 냉각을 위한 냉각수 펌프 가동을 할 수 없게 되면서 냉각수는 급속도로 증발했고, 원자로 내부 온도 및 압력이 상승하게 됐다. 원자로 1-3호기에 있는 냉각수가 증발하면서 다음날인 12일 노심 온도가 섭씨 1200도까지 상승했다. 결국 제1방호벽과 제2방호벽이 고온으로 녹아 내렸고, 핵연료가 공기 중에 화간되기 시작했다. 노심용해가 발생한지 4일 만에 1호기에서 내부 증기가 누출됐다. 국제원자력연구소의 2015년 발표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대기로 방출된 방사능은 아이오딘-131이 200PBq, 세슘-137이 16PBq 정도이다. 해양으로 누출된 세슘-137은 대기에서 바다로 침적한 양과 직접 바다로 흘러들간 양을 합쳐 10.5PBq이다. 결국 수소폭발까지 발생하면서 전세계에 원전의 무서움을 전달했다.

일본에 미친 영향

해당 사고로 인해 대기, 토양, 바다, 지하수 등에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고, 이런 오염은 해외에 영향을 주면서 일본 경제에 큰 영향을 줬다. 가뜩이나 잃어버린 20년으로 인해 일본 경제가 침체됐지만 해당 사고로 인해 더욱 침체됐다. 일본 경제가 과연 되살아날 것인지 여부가 불투명할 정도였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이런 일본의 경제를 되살리고 과거 영광을 되찾자는 차원에서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유치하고 준비를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도쿄올림픽은 2021년으로 1년 연기해야 했고, 관중이 들어서지 않은 채로 올림픽을 치러야 했다.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

우리나라는 일본과 인접국이지만 사고 당시 바람은 동쪽으로 불어 방사능 물질이 집적 날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주장에 의하면 북극권을 돌아오거나 북반부를 한바퀴 돌아서 사고 20일 후 우리나라에 도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류 역시 우리나라와 직접 연관이 된 것이기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내에서는 후쿠시마 농수산물을 섭취하자는 운동이 일어났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후쿠시마 원산지 농수산물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드러난 일본의 민낯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일본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전기 생산은 공공재임에도 불구하고 민영화를 했고, 도쿄전력 측이 비용 측면 문제 때문에 바닷물을 조기에 투입하지 못하면서 사태가 커졌다. 이물질이 많이 포함된 해수를 투입하게 되면 원자로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고 폐기처분해야 한다. 5조원의 건설 비용이 투입된 것이 아까웠기 때문에 초기에 해수 투입을 하지 못했고, 그것이 사고를 더욱 키웠다는 평가다. 게다가 일본 정부는 후쿠사미 원전에서 수소폭발이 발생하기 직전까지 정보를 은폐했다. 그만큼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가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했지만 어느 누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일본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