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은행권, 직원수 줄어가는데 비용은 증가...이유는?

2023-03-18     전수용 기자
[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최근 들어 은행권에서 DT(Digital Tranformation, 디지털 전환)가 가속화 되고 있다. 온라인·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금융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은행들은 영업점 통·폐합과 직원 감축 등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직원수는 감소하는 반면, 비용이 늘고 있어 그 배경에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직원↓ 비용↑

18일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만 해도 6만명대를 유지했던 은행 4곳의 전체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만 3006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1년 전(5만 8742명)보다 26.8% 급감한 수치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4곳 중 1년 전보다 직원 수가 늘어난 곳은 하나은행이 유일했는데, 전년 말 대비 35명 늘어난 데 그쳤다. 이처럼 전체 직원 수는 줄어든 가운데 근속 연수는 소폭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 4곳의 직원 평균 근속 연수는 16년으로, 전년 대비 3개월 가량 늘었다. 우리은행이 16년6개월로 가장 길었고, 그 뒤를 KB국민은행 16년4개월, 신한은행 16년, 하나은행 15.8년 순으로 나타났다. 1년 전 직원 평균 근속 연수와 비교하면 KB국민은행은 4개월, 신한은행은 6개월, 우리은행은 5개월 늘었고, 하나은행은 4개월 감소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신입 직원 채용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반면 재직 직원의 근속 연수와 퇴직금 등 비용은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이는 은행으로서는 직원 1명에 드는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의 경우 퇴직급여액 규모가 2019년 1651억 6500만원, 2020년 1692억원, 지난해 1706억 2300만원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 매년 1월 은행을 떠난 희망퇴직자 수는 2018년 407명, 2019년 615명, 2020년 462명, 2021년 800명으로 지난해 가장 많았다. 지난 2020년 말 퇴직급여 규모가 급증했던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의 퇴직급여액은 1273억 3000만원으로, 전년 말 대비 약 8.7% 줄었다. 하나은행은 1579억원 2600만원으로 전년보다는 약 5.5% 줄었다. 우리은행은 1486억 5300만원으로 전년 말 대비 약 1.7% 감소했다. KB국민은행을 제외한 은행 3곳은 연간 희망퇴직 규모를 별도로 명시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희망퇴직 비용이 반영되면서 판매비·관리비(판관비)가 늘어났다는 게 은행권 측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판관비가 전년 대비 4.9% 증가했고, 우리은행은 전년 대비 1.68% 증가했다.

4대 은행 직원 평균 연봉 첫 1억 돌파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전년 대비 750만원(7.65%) 늘어난 1억 55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재직 중인 직원의 월별 평균 급여액을 합산해 계산한 값으로, 퇴직 및 해고 급여는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은행 4곳의 직원 평균 급여액이 1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말 4대 은행의 직원 평균 급여액의 평균값은 9550만원이었고, 2020년 말에는 9800만원으로 증가세를 그려왔다. 지난 2020년 말 기준 4대 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이 유일하게 직원 평균 급여액 1억원을 돌파했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도 1억원을 넘겼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1억 1200만원), 신한은행(1억 700만원), 하나은행(1억 600만원), 우리은행(9700만원) 순이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각 은행별 실적 순위와 비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은행을 비롯한 금융업계 전반이 대출 증가와 금리 인상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전년 직원 평균 급여액과 비교하면 신한은행이 전년 대비 1100만원 늘어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전년 대비 900만원 증가했는데, 2019년 말 당시 전년 대비 400만원 줄어 4곳 중 유일하게 급여액이 감소한 바 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전년 대비 각각 200만원씩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 추진과 직원 감축 및 영업 지점 통폐합 등 구조조정이 맞물리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같은 관계자는 이어 “그러나 ‘디지털·비대면 금융’이 견고해지는 시점에는 현재보다 인건비와 판관비 등 비용 관리를 더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