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상식] 애그플레이션
2023-03-18 이석원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석원 기자]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가 오는 6월까지 곡물 수출 중단을 결정하면서 곡물가 상승에 비상이 걸렸지만, 식음료주는 오히려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 기준 하이트진로는 전 거래일 대비 1.48% 오른 3만7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월 28일 2만7800원으로 최저점을 찍은 뒤 3개월째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또한 같은 시각 CJ제일제당 역시 전일 대비 0.43% 오른 35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고, 농심은 지난 15일 저점을 찍은 뒤 16일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2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그러나 현재 국제 정세는 주가가 오를만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애그플레이션(agflation·곡물과 농산물 가격 급등)까지 겹치며 식음료 기업들 입장에서는 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쟁 이전부터 인플레 우려가 있던 상황이었는데, 러시아가 오는 6월 말까지 옥수수와 밀을 비롯한 주요 곡물 수출 중단을 발표하면서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유럽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와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 간 전쟁이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곡물가 인상 부담이 커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식음료주의 주가가 뛴 것은 곡물가 상승이 제품 가격 인상에 대한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격 인상의 효과가 높고 가격 전가력이 높은 브랜드 파워를 가진 업체들이 주가에 힘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애그플레이션(Agflation)?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신조어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일반 물가도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식량 생산량은 감소하고, 급속한 도시화로 세계의 경작면적 또한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이용한 바이오연료 붐으로 인해 식량부족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또한 옥수수 등 바이오 에탄올을 만드는 과정에서 원료 수요를 가파르게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옥수수 가격의 상승은 옥수수 사료를 먹는 가축 사육비에 영향을 주고, 육류는 물론 우유, 버터 등 각종 유제품 가격을 상승시킨다.
결국 빵, 과자 가격까지 상승해 심각한 애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