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국보위

2022-03-22     어기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청사 이전 계획에 대해 22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국방부 청사 이전 계획에 대한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안보 공백이 우려된다면서 비판을 가했고, 국민의힘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민주당은 전두환 정권이 구성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거론하면서 총공세를 펼쳤다. 홍영표 의원은 “과거 국보위 이런 데서도 상상하지 못할, 군사 작전하듯이 졸속으로 이전하는 것에 큰 문제가 있고 안보 공백을 반드시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정희 사망 후 설치된 국보위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하고 권력에 공백이 생기자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중심으로 하나회가 12.12 군사반란을 일으켜 정승화 육군참모 총장을 비롯해 군부 인사들을 제거하고 군부의 통제권을 쥐게 됐다. 1980년 5.17 내란을 통해 기존 제도권 정치세력과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학생들과 재야그룹을 모두 체포하고 구금하면서 국회와 민주화운동 세력을 무력화했고, 5.18 민주화운동을 유혈진압을 했다. 이렇게 자신들에게 방해가 될 모든 세력을 제거한 직후인 1980년 5월 31일 ‘계엄업무를 지휘감독함에 있어서 대통령을 보좌하고 국가를 보위하기 위한 국책사항을 심의한다’는 명목으로 임시기구를 설치했는데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약칭 국보위다. 국보위 의장은 대통령 최규하이지만 권한은 없었고, 실권은 상임위원장인 전두환이 쥐었다. 국보위는 박정희의 국가재건최고회의를 본받아 만든 것이다. 전두환과 신군부는 군인 출신이었기 때문에 국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없었다. 이런 이유로 국보위라는 임시기구를 설치해 국정을 간접적으로 개입한 것이다. 이후 허수아비 최규하 대통령을 퇴진시키고 전두환이 직접 대통령직에 올랐고, 국보위를 국가보위입법회의로 개편한 후 10대 국회와 모든 정당을 해산시키고 국회의 권한을 흡수하면서 입법권까지 장악했다.

사실상 모든 권력을 장악

국보위는 사실상 모든 권력을 가졌다. 이런 이유로 정치를 비롯해 모든 분야에 개입을 했다. 정치부분에서는 7월 9일 고급공무원 232명을 숙정했다. 그러면서 9월까지 장관 1명, 차관 6명, 도지사 3명 등 2급 이상 공무원 243명, 127개 소속 임직원 8601명을 강제 사퇴시켰다. 또한 계엄포고 제13호가 발동되면서 인권유린 탄압기구인 삼청교육대가 신설됐다. 삼청교육대는 명목상으로 불량한 사람들을 교화시킨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전두환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을 탄압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국보위가 한 만행 중 하나는 ‘K공작계획’이다. ‘부정부패, 국가관 결여, 무사안일’등의 명목으로 부정비위 언론인은 물론 자유실천 언론인 등 336명의 명단을 작성해 각 언론사에 통보해 이 가운데 298명을 해고했다. 또한 정기간행물 172종을 폐간시켰고, 언론통폐합을 실시했는데 이때 신아일보, 동양방송, 동아방송, 전일방송, 서해방송 등이 폐간 되거나 종방됐다. 예술계에도 탄압을 했는데 연예인 사회정화운동을 실시해서 24명의 연예인들에게 출연금지 조치를 내렸다. 만화의 경우 한국도서출판주간신문잡지윤리위원회가 만화정화방안을 마련하면서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강하게 억압했다. 방송과 애니메이션의 경우 폭력성 만화영화 금지 정책을 실시해 독수리 5형제, 하록선장, SF 서유기 스타징가(별나라 손오공), 우주전함 야마토(날으는 우주선 V호), UFO로보 그렌다이저 5개의 SF, 로봇물의 방영을 중단시키고 대신 명랑물만 방영하게 했다. 종교계는 불교계를 정화한다는 명목으로 각지 사찰에 군병력을 투입해 승려들을 체포, 구금, 고문을 가했고, 조계종을 강제적으로 인적 개편을 했다. 교육계는 ‘7.30 교육개혁조치’로 과외 금지법, 대학입시 본고사 폐지, 졸업정원제 등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