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통영 대표 먹거리 충무김밥, 국풍81로 전국 유행

2023-03-29     어기선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경남 통영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이라고 하면 ‘충무김밥’이다. 통영의 옛 지명이 ‘충무’이기 때문에 충무에서 만들어진 김밥이라고 해서 충무김밥으로 불린다. 일반 김밥과 달리 속을 넣지 않고 맨밥을 김에 말아 싼 음식이다. 그리고 이제는 전국 음식으로 성장해서 어느 곳에도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됐다. 충무김밥의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현대사의 아픔 역사와 함께한 음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김밥 기원은 일본? 우리나라?

충무김밥을 이야기하기 전에 김밥의 기원을 이야기하지만 일본 기원설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김밥이 일본에서 온 거라기보다는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이라는 이야기에 힘이 실린다. 본초강목(1596)에는 신라인들이 허리에 새끼줄을 묶고 깊은 바다에서 김을 채취했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리고 김의 최초 양식은 1650년경 전남 광양의 김여익에 의해 이뤄졌고, 이에 김씨 성을 가졌다고 해서 ‘김’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김 양식이 되면서 우리나라에는 다른 나라에 없는 독특한 쌈 문화가 있으면서 밥을 김에 싸먹는 문화가 자리매김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선시대 때는 김 양식 기술이 발달하지 않으면서 귀하게 됐기 때문에 일부 부유층에서만 먹을 수 있었다. 반면 일본은 18세기초에서야 밥을 김에다 싸먹었다고 하니 김밥 기원설을 일본에서 찾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충무김밥의 기원은

충무김밥의 기원은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한 부부가 바다에 고기잡이로 나간 남편이 식사도 거른 채 술로 끼니를 대신하는 모습에 아내가 안타까워 김밥을 만들었는데 밥과 속이 함께 담긴 일반김밥은 금방 쉬어서 못 먹게 됐다. 멀리 바다로 나아가기 때문에 금방 쉬지 않으면서도 맛있게 먹는 방법을 고안하다가 밥과 속을 따로 분리해서 싸줬더니 오랫동안 먹을 수 있었다. 이에 다른 어부들도 그렇게 했다는 설이 있다. 또 다른 이야기는 통영 강구안 뱃머리에 한 할머니가 김밥을 팔고 있었는데 김밥은 밥과 반찬이 섞여 있어 금방 상하기 일쑤였다. 이에 할머니가 김밥과 속재료를 따로 팔기 시작했고, 어부들은 물론 여행객들에게도 호평이 이어지면서 인기를 누렸다는 것이다. 어떤 이야기가 진실인지는 모르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금방 쉬는 것을 막기 위해 밥과 속을 따로 분리한 것이 충무김밥의 기원이 됐다.

국풍81 그리고 전국적 유행

이런 충무김밥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국풍81이다. 1981년 전두환 정권이 5월이 다가오자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흔적을 사람들 머릿속에 지워야 했다. 이에 TBC에서 열기로 했던 전국 대학생 축제 경연대회를 확대 개편하면서 KBS가 주관해서 열린 축제가 바로 국풍81이었다. 1981년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지금의 여의도 공원이라고 할 수 있는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대형 축제였다. 이 국풍81에서 유명하게 된 세가지가 있는데 가수 이용과 춘천 막국수 그리고 통영의 충무김밥이었다. 통영의 강구안에 있는 ‘뚱보할매김밥’의 창업주인 어두리 할머니가 이 대규모 문화행사에 충무김밥을 출품해 인기를 끌면서 전국 음식으로 부상했다. 담백한 김밥과 매콤 새콤한 반찬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5.18 흔적을 지우기 위해 만든 대형 축제에서 충무김밥은 전국적으로 번져 나가면서 충무김밥을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