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김정숙 여사 의상값 논란, 1999년 옷로비 사건

2023-04-04     어기선 기자
최순영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의상값 논란이 불거졌다.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문제제기가 되면서 특별활동비 공개를 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고, 법원의 판단도 있었지만 청와대는 이를 거부했다. 그러면서 보수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의상 가격이 27조원이나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그야말로 한치 앞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국내 정치에서 옷과 관련된 사건은 1999년 옷로비 사건이 있다. 우리나라를 뒤흔들었던 권력형 비리 의혹사건이자, 역사상 최초로 특별검사 제도를 도입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신동아그룹 회장 부인이...

옷로비 사건은 김대중 정부 시절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 부인 이형자씨가 당시 김태정 검찰총장 부인의 옷값을 대신 내줬다는 의혹에서 출발했다. 이에 ‘옷값대납사건’이라고 불렀다. 당시 최순영 회장은 외화밀반출 혐의를 받았고, 부인 이형자시는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 부인을 통해 검찰총장 부인에게 연줄을 만들었고, 검찰총장 부인은 라스포사에서 시가 1천380만원짜리 호피 무늬 코트를 구입할 때 옷값을 대납했다고 주장했다. 최순영 회장을 구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에서 공세 수위를 높였고, 결국 특별검사 즉, 특검이 도입됐다. 그리고 청문회가 시작됐지만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지 못했도, 앙드레김도 소환됐다. 특검은 로비 시도로 결론을 내렸고, 대검은 최순영 부인의 자작극이고 실체 없는 로비라고 결론을 내렸다.

애초 옷로비도 없었던 사건

물론 관계자들은 처벌을 받았다. 다만 뇌물수수가 아니라 청문회에서 위증죄·공무상 비밀 누설, 공문서 변조 등이었다. 이형자씨를 제외한 김태정, 박주선 등은 유죄로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와 스러운 것은 김태정이 왜 신동아그룹에 문건을 유출했느냐는 것이다. 이는 부인의 의혹이 불거지고 신동아 측으로부터 협박을 받아 결백을 입증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평판이 떨어졌다. 사건 진실 여부와는 관계 없이 1997년 외환 위기 이후에도 상류층은 고급 의상실을 드나든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정서를 자극했다. 이에 1999년 6월 재보선에서 참패를 했다.

대중문화에 영향을

옷로비 사건은 대중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우선 앙드레김 본명이 김봉남이라는 사실을 알아내면서 세간에 충격을 안겨줬다. 모 일간지에서는 옷로비 사건으로 유일하게 알아낸 것은 앙드레김이 김봉남이라는 사실 뿐이라고 보도했다. 개그맨 김영철씨의 유행어 “미안합니다. 몸이 아파서”는 청문회장에 나온 강인덕 당시 통일부 장관 부인 배정숙씨가 의원들 질의에 “미안합니다. 몸이 아파서”를 연발해서이다. SBS 일일시트콤 순풍 산부인과에서도 비슷한 내용으로 패러디를 하면서 풍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