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스타킹 그리고 가터벨트

2023-04-07     어기선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397년 4월 7일 로마 호노리우스 황제가 로마에서 야만인의 옷(barbarian clothing)을 입는 것을 금지하는 등 요새 여성이 입는 옷들은 남성들도 입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스타킹이다. 스타킹은 남성용 타이츠였지만 점차 여성이 입는 개념으로 바뀌게 됐다. 가터벨트 역시 남성들을 위해 발명했지만 요즘은 섹시의 대명사가 되면서 특별한 날에만 입는 의상이 됐다.

스타킹은 ‘갑옷’ 때문에

스타킹은 철갑옷 때문에 발명됐다.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 남성들은 미니스커트 형식의 ‘로리카를 입었다. 철이 워낙 비쌌을 뿐만 아니라 만드는 제조기술이 낮았기 때문에 주로 가슴을 보호하는 흉갑옷이었다. 하지만 중세 들어서면서 철생산이 늘어나고 갑옷에 대한 제조기술이 발달하면서 철갑옷이 생산됐다. 중세시대 기사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철갑옷을 입었다. 하지만 철갑옷을 입는데 있어 불편한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무척 덥기 때문에 옷을 입지 않은 상태에서 철갑옷을 입어야 했다. 문제는 철갑이 피부와 맞닿으면서 트러블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철갑이 피부에 닿으면서 마찰열을 일으켜 피부를 짓무르게 했다. 또한 철갑으로 인한 알러지가 발생하면서 철갑과 피부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개발된 것이 바로 스타킹이다. 스타킹은 철갑과 피부 사이에서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이런 이유로 중세시대 기사는 스타킹을 신고 철갑옷을 입고 전투에 나갔다.
사진=픽사베이

총기 등장으로 사라진 스타킹

그러다가 근대 들어오면서 총기가 등장하면서 철갑옷은 이제 필요가 없게 됐다. 전투복으로 스타킹도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1900년대 들어서면서 여성들의 사회적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치마의 길이도 짧아졌지만 여전히 사회에서는 여성들의 노출에 대해 거부감을 갖게 됐다. 그러다보니 보온성, 활동성 그리고 노출을 줄이는 스타킹을 착안하기에 이른다. 스타킹은 여성 의류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당시 스타킹은 비단이나 레이온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던 것이 1938년 나일론이 발명되면서 나일론 스타킹이 나왔고, 1960년대 지금과 같은 팬티스타킹이 개발되면서 지금까지 이어졌다. 특히 미니스커트가 유행을 하면서 팬티스타킹이 더욱 날개돋힌 듯이 팔려나갔다.

남성들을 위해 가터벨트 발명한 철학자 칸트

순수이성비판이나 실천이성비판 등을 출판한 독일 철학자 칸트는 패션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칸트가 고안한 남성용 대님이 바로 가터벨트이다. 당시 남성들은 스타킹을 신고 다녔는데 스타킹이 신축성이 없기 때문에 쉽게 흘러내려갔다. 이에 고정을 위해 무릎이나 허벅지 부분에서 줄로 묶는 방식을 사용했다. 칸트는 묶는 것은 혈액순환에 방해된다고 생각했고, 고정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해서 가터벨트를 만들었다. ‘가터’는 영국 최고위 인사들만 입단하는 가터 기사단에서 유래했다. 가터 기사단원들이 착용한다고 해서 가터벨트가 된 것이다. 당시 가터벨트에는 휴대용 단검을 꽂아두기도 했다.
사진=픽사베이

1900년대 여성 사회활동 많아지면서

이처럼 가터벨트는 남성용이었다. 하지만 1900년대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많아지면서 치마와 스타킹을 신게 됐다. 문제는 스타킹이 쉽게 흘러내린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나일론 스타킹이 발명되기 전이기 때문에 여성들은 스타킹이 흘러내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터벨트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1900년대 유럽이나 미국 여성 대부분은 가터벨트를 착용했다. 그러던 것이 나일론 스타킹이 발명됐고, 1960년대 팬티스타킹이 발명되면서 가터벨트가 더 이상 필요 없게 됐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가터벨트가 섹시미의 상징이 되면서 특별한 날에 입는 의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