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M&A 강자’ KG그룹까지 참가, 불붙은 쌍용차 인수전
2023-04-07 이석원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석원 기자] 쌍용자동차 인수전이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선협상자였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지위 유지를 위해 법정 공방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쌍방울그룹과 이엔플러스에 이어 KG그룹까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G그룹은 최근 쌍용차 매각 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가 지난달 25일까지 2743억 원의 인수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매각 주관사는 에디슨모터스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에디슨모터스는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법에 쌍용차 인수·합병(M&A) 투자계약 해제 효력의 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과 함께 쌍용차 인수 계약금으로 지급한 305억 원에 대한 쌍용차의 출금 금지도 청구했다.
또한 에디슨모터스의 관계사 에디슨EV는 지난 5일 서울회생법원이 내린 회생계획안 배제 결정에 대해 불복해 특별항고를 제기했다.
이에 쌍용차는 “배제 결정은 특별항고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인용될 여지도 없다”며 날을 세우고 있어 양측 간 견해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계약이 불발된 에디슨모터스는 금호에이치티를 새로운 투자자로 끌어들이는 등 쌍용차 인수 의지를 아직 꺾지 않고 있다.
더불어 쌍방울그룹은 특수장비자동차 계열사 광림을 중심으로 인수 참여 의사를 밝혔고, 소방차 제조회사 이엔플러스도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기업들은 쌍용차를 삼키기에는 자금력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해당 기업들이 매출 규모가 영세해 쌍용차 인수부터 정상화까지 이끌어 갈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쌍방울그룹은 에디슨모터스에 비해 기업 규모가 크기는 하지만, 자금력이 풍부한 편은 아니다.
재무적 투자자(FI) 유치가 관건이나 쌍용차의 인수 비용과 운영자금을 책임질 만한 큰 손을 빠르게 영입할 수 있지는 미지수다.
또 이엔플러스는 인수 자금 조달은 물론,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해 나갈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아 인수 가능성이 가장 낮게 점쳐지고 있다.
반면, KG그룹은 현재 거론되는 인수 후보군 중 자금력이 가장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G그룹의 중심이 되는 KG케미칼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3600억 원으로 알려진 데다 최근 매각 계약을 체결한 KG ETS 매각 자금 5000억 원까지 확보하면 쌍용차 인수를 위한 실탄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KG그룹? M&A 숨은 강자?
이렇게 강력한 쌍용차 인수 후보인 KG그룹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키워온 대표적인 기업집단이다.
KG그룹은 국내 최초 비료회사인 ‘경기화학(현 KG케미칼)’이 모태로, 다양한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KG이니시스, KFC코리아, 동부제철, 할리스커피 등을 인수하며 화학, 프랜차이즈업, 철강업 등으로 사업군을 넓혀왔다.
KG그룹은 1954년 설립된 경기화학(현 KG케미칼)에서 시작해 1990년대까지 비료 산업을 영위하면서 1000억 원 이상의 연 매출을 거뒀다.
그러나 산업 자체가 하향 산업이었고, IMF 외환위기까지 겹치면서 1999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그러다 2003년 KG케미칼은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인수해 오랜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한편, 곽 회장이 1985년 설립했던 ‘세일기공’은 KG네트웍스의 전신으로 훗날 KG제로인과 합병해 KG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하게 된다.
2003년 87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KG케미칼은 곽 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을 시작한 2004년 188억 원의 흑자를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KG케미칼은 2005년 KG바텍(2011년 KG케미칼과 합병)을 설립하고, 시화에너지를 인수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섰다.
KG그룹은 시화에너지 인수 후 사명을 ‘KG에너지’로 변경했고, 2011년 KG에코서비스코리아와 합병해 ‘KG ETS’가 출범했다.
또한 KG그룹은 2010년 언론사 ‘이데일리’를 인수, 2011년 전자상거래 업체 ‘이니시스(현 KG이니시스)’를 인수, 2012년 웅진패스원을 인수하는 등 광폭 인수·합병(M&A) 행보를 보였다.
아울러 2017년에는 치킨 프랜차이즈 ‘KFC 코리아’를 인수하고, 2020년에는 ‘할리스커피’를 인수하는 등 요식업계까지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KG그룹은 인수·합병(M&A)을 통해 화학, 에너지, 교육, 레저, 식음료, 미디어 등 각종 영역에 진출했고, 최근에는 ‘KG동부제철’ 인수에도 성공해 철강 사업에서도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