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튤립 버블
2023-04-12 어기선 기자
튤립 사재기 현상 발생
네덜란드가 동인도 회사를 세우면서 전세계의 부가 네덜란드고 집중됐다. 집중된 부는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야 했다. 1630년대 네덜란드는 터기산 원예식물인 튤립에 관심을 갖게 됐고,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다. 튤립은 오스만제국에서 유럽으로 건너 왔으며 네덜란드에서 매우 큰 인기를 끌어모았다. 문제는 튤립은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 품종이었고, 결국 그것은 품귀 현상을 일으켰다. 튤립은 꽃을 피우기까지 3~7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모근에서 생성한 자근 역시 2~3개 정도이기 때문에 급격한 수요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됐다. 투기꾼들은 튤립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가격 상승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서 구근 판매가 활성화됐다. 문제는 증권거래소가 아닌 술집에서 현물이 아닌 계약서 거래가 이뤄졌다. 초반에는 튤립 재배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계약서가 거래됐지만 그 계약서가 다시 다른 사람에게 계약됨녀서 채권자와 채무자가 누구인지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 이르렀다. 튤립이 엄청난 부를 가져올 것이라는 판단을 하면서 빵을 굽거나 농사를 짓는 농민 등 서민들도 구근 판매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1630년대 중반에는 뿌리 하나가 8만 7천유로(약 1억 6천만원)까지 치솟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영국에서 온 식물애호가가 네덜란드 친구집을 방문했는데 그동안 보지 못했던 양파 같은 식물을 발견해서 그 껍질을 벗겨 속을 열어보았다. 친구가 돌아오자 애호가는 “이것이 무슨 양파죠?”라고 질문했고, “데르 아이크 제독”이라고 답하자 애호가는 친구에게 “네덜란드에서 흔한가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친구는 애호가의 멱살을 잡고는 “행정관에게 가보면 압니다‘라고 대답했다. 행정관 앞에 가자 애호가가 튜립을 손상시켰다는 사실을 파악한 행정관은 감옥에 가뒀고, 애호가는 금화 2천개의 배상금을 지불할 때까지 갇혀있어야 했다.튤립 버블의 붕괴
문제는 튤립 구근의 가격이 상승했지만 구매가가 나타나지 않게 됐다는 점이다. 1637년 2월 3일 튤립 거래가가 갑자기 폭락했고, 어음은 부도가 났으며 지불을 할 수 없는 채무르 가진 사람이 3천명 정도가 됐다. 네덜란드 각 도시는 그야말로 혼란스런 상황이 전개됐다. 이같은 혼란이 일어나자 시와 의회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사가 끝날 때까지 튤립 거래를 보류한다고 공지를 한 것이다. 이는 계약서에 의한 계약은 일괄 무효가 되는 것을 의미하며, 튤립 버블도 무너졌다는 것을 말한다. 튤립 버블은 무너졌지만 네덜란드 경제나 이후 세계사적인 경제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왜냐하면 튤립 버블 자체가 미친 짓이라는 것을 튤립 구근 거래자들 이외에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경제학계에서는 튤립 버블이 시사하는 시사점이 많았기 때문에 연구를 하기 시작했고, 오늘날 튤립 버블이 하나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