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칼럼] 다이어트가 실패하는 이유

2023-04-15     김진혁
[파이낸셜리뷰] 누구나 한번쯤 다이어트 실패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번엔 반드시 살을 빼겠다고 이를 악물거나, 운동도 해 보지만 어느 순간에 “다음에 다시 시작하지”라는 자기기만과 유혹에 넘어간다. 그만큼 음식에 관한 유혹을 거부하기는 어렵다. 대체 왜! 우리는 음식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가?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첫째 이유는 굶주림을 거부하는 우리의 본능이 강하기 때문이다. 200만 년 전의 호모에렉투스의 역사는 굶주림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0억 인구 모두가 배고픔에서 벗어난 시기는 불과 50년 정도밖에 안 됐다. 굶어 죽은 고통의 기억이 뼛속 깊이, 유전자 깊숙한 곳까지 새겨져 있다. 우리 몸은 먹을 기회가 있을 때 닥치는 대로 먹어야 하는 프로그램 돼 있다. 다이어트란 바로 이 같은 인류의 생존 본능을 거스르는 다이어트가 힘든 이유이다. 웬만한 의지력으로는 결코 이겨낼 수 없다. 둘째 이유로 우리 몸은 기본적으로 평소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특성(항상성·Homestasis)이 있다. 체중도 마찬가지로 내 몸에 조금씩 변화가 있으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걸 세트포인트(체중조절점) 이론이다. 하루 이틀 덜 먹어서 몸무게를 조금 줄여봤자 곧 원래대로 돌아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셋째 잘못된 습관이다. 무작정 적게 먹거나 굶으면 다이어트 된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굶게 되면 지방이 아니라 체단백을 감소시켜 기본 골격이나 근육 곧 주요 조직 기관이 훼손되거나 영양결핍 현상이 오게 된다. 이는 결국 생리적 보상 욕구를 유발해 왕창 먹어 대는 결과를 초래해 아주 짧은 기간 안에 체중이 원상태로 복귀되거나 예전보다 더 늘어나게 된다. 이런 경우를 ‘요요현상(체중이 이전보다 더 늘어나는 현상)’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진다. 결국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강인한’ 의지력이 필요하다. 주위 사람에게 다이어트를 한다고 공개하고 이것을 지키지 못하면 신뢰감이 사라지는 수치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이어트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건강 생활을 추구하려고 개혁을 선언하는 것이다. 다이어트에 앞서 또 극복해야 하는 것이 ‘가짜 허기(fake hunger)’이다. 식욕의 심리적 허기를 극복해야 한다. 실제 육체적으로 에너지(열량)가 부족하지도 않은 데 심리적 결핍 탓에 나타나는 ‘정서적 허기’를 조심해야 한다. 정서적 허기는 육체적으로 에너지가 충분한데도 음식을 먹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게 해서 과식과 비만을 일으킨다. 따라서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해서 근육량을 늘릴 수 있다면 체중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또 충분한 수면과 천천히 먹는 게 습관이 좋다. 뷔페에 가면 평소보다 많이 먹는 데, 다른 사람이 계속 음식을 가져다 먹는 모습을 보고 지불한 돈 생각이 나서 억지로라도 과식한다. 음식 종류가 많을수록 과식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것을 이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