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청계천 복원 사업 그리고 가든파이브

2023-04-18     어기선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청계천 복원 사업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청계천 상가에서 영업을 하던 상인들이 졸지에 갈 곳을 잃게 됐다. 이에 가든파이브는 이런 이주 상인들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기획됐었다. 가든파이브는 기획 과정에서 대형 쇼핑몰을 갖춘 문화 특구로 기획했다. 당초 계획한 부지 면적은 25만 평방미터. 그러나 복합물류단지라는 컨셉으로 사업이 바뀌면서 두 배 이상 늘어난 56만 평방미터로 늘어났다. 이것은 코엑스보다 7배나 큰 규모이다.

당초 계획과는 다른 형태로

이것이 큰 문제가 됐다. 쇼핑몰로 바뀌게 되면서 건설비가 과도하게 높아졌다. 건설비가 높아진 데에는 건설사의 로비가 작용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분양가가 당초 상인들이 예상했던 6~8천만원의 두 배인 약 1억 8천만원 정도 책정되면서 영세 상인들이 감당하기 힘든 금액이 됐다. 뿐만 아니라 청계청 상인들의 업종을 고려하지 못한 상태에서 설계가 되면서 일부 업종은 가든파이브에서 아예 영업을 할 수 없게 됐다. 진동에 대비해야 하는데 진동에 대비를 하지 못하면서 진동과 건물 높이에 민감한 업종들이 가든파이브 입주를 포기했다. 청계천은 공구상가들이었다. 공구상가들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진동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구상가들은 업종과 업종끼리 연계가 돼있다. 하나의 업종이 입주를 포기하게 되면 줄줄이 입주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결국 6천97명 중 16.8%에 해당하는 1천28명만이 가든파이브로 이주했다. 하지만 장사가 안되면서 일부 상인들은 가든파이브 상거를 팔거나 임대하면서 다시 청계천으로 되돌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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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으로 문제가 있어

2009년 가든파이브는 개장 당시 교통이나 지리적 환경이 좋지 않았다. 주변이 개발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많은 개발이 됐지만 당시에는 아예 개발이 되지 않은 땅이었다. 뿐만 아니라 롯데월드나 삼성 코엑스몰이 있었기 때문에 굳이 가든파이브를 이용할 필요가 없었다. 가든파이브는 인지도는 상당히 높았다. 가든파이브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인지도에 비해 개장을 해도 손님들이 오가지 않으면서 유령도시라는 별명을 얻어야 했다. 이런 이유로 분양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상인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지속해야 했다. 청계천 상인들이 가든파이브로 입점을 속속 포기하자 SH공사는 청계천 상인 분양을 포기하고 일반 분양분을 늘렸지만 당시 그 누구도 분양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SH공사는 이자와 유지비로 매월 50억원씩을 낭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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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계획 변경

이같은 일이 발생하면서 SH공사는 개발계획을 아예 변경을 한다. 상가용지를 축소하는 대신 그 부분을 주상복합 아파트, 전시장 등을 지을 수 있는 복합용지로 조성하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이랜드그룹의 NC백화점, 대형할인마트인 킴스클럽이 2010년 6월 개장했다. 2011년 6월 이마트가 입주했다. 여기에 CGV, 농협, 신한, 우리 등 대형업체가 속속 들어서면서 가든파이브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다만 2011년 말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은 가든파이브를 찾아 ‘귀곡산장 같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2017년 5월 26일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이 개점했다. 현재는 그나마 유동인구가 많아서 가든파이브를 찾는 사람들이 많고, 이에 따라 공실률이 상당히 낮아졌다는 것이 가든파이브 측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