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오징어게임·파친코 세계 강타, 토종 OTT의 미래는
2023-04-18 전완수 기자
적자투성이
웨이브, 티빙, 왓챠 등 토종OTT는 일제히 적자를 내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간판 콘텐츠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금수저 해외 OTT와 흙수저 토종OTT라고 비교를 하고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토종 OTT는 주목받을만한 콘텐츠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해외 OTT는 하나를 제작하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을 쏘아붓는다. 파친코의 경우에도 1천억원이라는 제작비를 쏟아부었고, 오징어게임은 200억원이라는 제작비를 쏟아부엇다. 지난해 웨이브, 티빙, 왓챠는 총 4천32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점을 볼 때 해외OTT와의 경쟁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월간활성이용자수 순위의 경우 올해 2월 기준 넷플릭스가 1천245만명, 웨이브가 488만명, 티빙이 407만명, 쿠팡플레이가 339만명이다. 즉, 막대한 자본이 투자되고, 그로 인해 하나의 콘텐츠로도 충분히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구조인 반면 토종OTT는 막대한 자본을 투입할 수 없는 구조이다.세제 혜택은
현행 조세특례제한법 25조6에 따르면 영상콘텐츠 제작을 위해 국내에서 발생한 ᅟᅵᆸ용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 수준이다. 해외의 경우 미국(25~35%), 영국(25%), 프랑스(30%), 호주(40%) 등인 점을 감안하면 토종OTT의 세액공제가 턱없이 낮다. 현재 영상콘텐츠 제작비용 세액공제 특례를 확대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언제 통과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해외OTT는 막대한 자본이 투자되고도 세액공제로 인해 온전히 콘텐츠 제작에 집중할 수 있다.자율등급제 도입도
토종OTT가 성장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율등급제 도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부터 자율등급제 도입이 논의됐지만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는 OTT 플랫폼에서 제작한 콘텐츠 등급을 영상물등급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정한다. 때문에 콘텐츠 제작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등급을 받느라 계획한 시점에 콘텐츠 공급이 이뤄지기 어렵고 내용 면에서도 자율성이 제한되면서 제작 환경에 가장 애를 먹고 있다. 예컨대 토종 OTT가 파친코를 1천억원 제작비로 만든다고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만큼 제약이 많기 때문에 현재의 퀄리티로 만들기 힘들다는 것이다. 자율등급제를 통해 신속한 콘텐츠 유통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또한 심의가 필요한 콘텐츠는 계속 늘어나지만 이를 감당할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영등위와 방통위에서는 콘텐츠에 대한 제약을 하기 때문에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이 구상한 내용과 실제 영상물은 완전히 다른 영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율등급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토종OTT의 통합도 필요
이와 더불어 토종OTT 간의 합종연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토종OTT는 일부 콘텐츠만 제외하면 나머지 콘텐츠는 TV프로그램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고만고만한 콘텐츠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차라리 통합OTT로 출현해서 해외 OTT와 경쟁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일각에서는 KT와 CJ ENM이 하나로 통합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거대한 통합 OTT가 나와서 파친코나 오징어게임 등과 같은 콘텐츠를 제작해서 해외로 진출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이미 해외는 국산 콘텐츠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종 OTT도 국내OTT 시장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해외 OTT 시장을 노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고, 이를 위해 통합 OTT가 탄생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