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기존 관념 깨려는 은행들, 공동점포에 생활서비스 진출까지

2023-04-26     전완수 기자
경기도
[파이낸셜리뷰=전완수 기자] 은행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카카오뱅크 등 신생 금융권이 생기면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그것은 은행들끼리 연합해서 함께 근무하는 공동점포의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고, 은행연합회가 국회 정무위원회를 대상으로 배달, 통신, 유통 등 생활서비스로의 진출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전통적인 은행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은행이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하나·우리 공동점포 발족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 25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은행권 최초 공동 점포를 개점했다. 공동점포를 개설하는 신봉동의 경우 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13일 영업을 종료했고,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30일 문을 닫았다. 이들 점포의 폐점은 오프라인 영업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점포 통폐합을 하는 궤를 밟은 것이다. 문제는 영업점 방문이 더 익숙한 금융소비자들을 소외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신봉동은 노년층이 많이 사는 지역으로 모바일 뱅킹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오프라인 점포를 이용해왔다. 따라서 점포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함께 공동점포 형태로 문을 연 것이다. 두 은행은 우리은행 신봉지점 영업 공간을 절반씩 사용하며 은행별로 2명씩 총 4명이 근무한다. 이와 더불어 일부 은행에서는 우체국과 제휴를 맺어 고객들이 우체국 창구에서 시중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서울

은행 안에 편의점이

은행들이 편의점과 손을 잡고 있다. CU와 하나은행이 지난해 송파구 마천동에 PLCS(Private Label Convenience Store, 상업자 표시 편의점) 1호점을 출점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 2호점을 추점한다. PLCS란 기존 편의점에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디지털 기기를 들여온 일명 ‘멀티플’ 형태의 점포를 말한다. 약 50가지 은행 업무가 가능한 종합금융기기인 STM과 CD기가 1대씩 설치돼 있다. 입출금을 비롯해 은행에서만 가능했던 계좌 개설,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및 보안카드(OTP) 발급 등 금융 업무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 신한은행과 GS리테일도 손을 잡았다. 이들은 금융권 최초로 슈퍼마켓 혁신점포를 GS 더프레시 광진화양점 내에 연다. 신한은행은 해당 점포 내 GS리테일 X 신한은행 혁신 공간을 만들고, 화상상담창구인 디지털데스크·스마트키오스크를 설치한다. 편의점과 은행이 만나게 된다면 은행 점포 감소로 인한 모바일 금융 소외자들의 금융 접근이 쉬워진다. 키오크스를 편의점 직원이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고령층의 이용도 편하게 할 수 있다.

생활서비스 분야 진출로도

이런 가운데 2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는 윤재옥 정무위원장을 초청으로 한 은행장 간담회를 열었는데 다양한 생활서비스 진출을 허용해줄 수 있게 국회에 요청할 계획이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은행권은 코로나 위기 초기부터 네 차례에 걸쳐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연장해 왔으며 앞으로도 위기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디지털 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은행도 유통·통신·배달 등 다양한 생활서비스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허용해 은행이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로 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국회의 많은 응원과 지지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은행 점포가 축소되는 만큼 생활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한다면 금융 소외자들도 손쉽게 금융을 이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생활서비스 분야로의 진출 확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카카오그룹이 이미 생활 서비스로 수익을 내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뱅크로 금융권까지 진출한 상황 속에서 은행들도 금융을 넘어 생활서비스 분야로 진출을 확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과거 전통적인 개념의 은행이 이제 점차 사라지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