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조선에 스페인 독감 상륙

2023-04-29     어기선 기자
1918년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오는 5월 2일부터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이 해체된다. 실내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입장이 나오면서 이제 코로나19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기나긴 터널을 지나온 그런 기분이다. 코로나19와 스페인 독감을 비교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무오년 독감이라고 불렀다. 그렇게 1918년은 스페인 독감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우리나라에서 왜 독감이

당시 우리나라에 스페인 독감이 퍼져 나간 점에 대해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연합군 자격으로 전쟁에 참전했다. 그 병력이 한반도에 주둔하면서 스페인 독감이 한반도에 유행을 하게 됐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당시 언론들은 한반도 북부에서 발병이 시작됐다고 해서 북쪽 지방에서 스페인 독감이 넘어오는 즉, 다시 말하면 중국발 전염이 아니냐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일본군이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이후 한반도에 주둔했기 때문에 전염된 것 아니냐는 것이 힘을 얻고 있다.
1918년

속수무책 조선총독부

스페인 독감은 한반도에 급속도로 빠른 속도로 전파됐다. 하지만 조선총독부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 당시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서는 1918년 10월 11일 스페인 독감을 소개했다. 이미 전세계에 대유행을 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겨우 스페인 독감에 대한 소개 기사를 내보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만주를 기점으로 해서 철도를 따라 빠른 속도로 전파됐다면서 만주로 그 책임을 돌렸다. 더욱 가관인 것은 11월 중순 이미 한반도 내에서도 유행이 꺾이기 시작했지만 조선총독부는 대공포, 대공황, 몰사 등 자극적인 용어를 사용했다. 이는 조선총독부로의 비판 화살을 돌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이다. 아울러 12월에는 환자 격리, 소독, 가족 차단 등을 소개하는 글이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조선총독부가 독감 방역 실패를 개인의 위생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제대로 된 감염 조치를 내리지도 못하고, 단순히 우리 백성의 청결 무지에 따른 것이라는 식의 뉘앙스를 풍긴 것이다. 이것이 오히려 조선총독부를 옥죄게 만들면서 3.1만세운동이 벌어지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오늘날의 평가다.

마스크 벗는 날

스페인 독감 유행 때에도 조선총독부는 마스크 착용을 가장 강력한 방어 수단으로 소개했다. 또한 스페인 독감이 전세계적으로 강타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소강상태를 접어든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마스크 착용이라는 것이 역사적 평가다. 조선총독부가 했던 일은 일선 경찰서와 헌병분대 등을 동워해서 호구조사에 집중하면서 독감 감염자와 사망자수를 집계하는 것 이외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