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급속한 금리 인상이 경기침체로 이어진다” 정말?
2023-05-12 전수용 기자
대출 연체율, 기업 > 가계
우선 한경연은 금리 인상 시 기업 대출 연체율이 가계 대출 연체율보다 더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규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지속적인 금리 상승이 초래할 가계의 이자 부담 급증은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 침체를 가속화 함으로써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가능성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우리나라의 높은 가계부채로 인해 금리 상승기에 가계부채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기업부채의 문제도 간과돼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위기 이후 2020년 1분기~2021년 4분기 동안 법인기업의 예금은행 대출(잔액 기준) 평균증가율(2.44%)은 가계대출 평균증가율(1.95%)보다 높았다. 법인기업대출 연체율은 가계대출 연체율보다 대출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때문에 대출금리 상승 시 기업대출 연체율이 가계대출 연체율보다 더 크게 증가해 은행 건전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가계부채 규모가 매우 커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을 얘기할 때 가계부채를 주로 이야기하지만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채의 부실화 가능성은 기업부문이 더 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부문 건전성 저하는 오히려 기업대출 부실화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높은 물가 상승률의 연속으로 향후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 우리나라는 경제 주체들이 금리 인상에 적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빠른 금리인상,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을 수도
급속도의 금리 인상은 오히려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 가계와 기업의 소비·투자위축, 금융건전성 저하, 이에 따른 경기위축 가속화 등의 부작용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미국의 빅 스텝(한번에 0.5%p 금리 인상)과 같은 큰 인상 폭을 추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고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를 시 단기적으로 한·미 정책금리 역전도 허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미 연준이 연속적으로 빅 스텝을 밟을 경우 현재 한국 기준금리(4월 현재 1.5%)를 추월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