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물가 상승 못따라가는 증여세, 인적공제 상향되나
2023-05-16 전수용 기자
납세자 세금 부담 조정할 듯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상속·증여세 인적공제 확대를 통해 납세자의 세금 부담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국회 인사 청문을 위한 서면 답변을 통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상속·증여세 부담 적정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인적 공제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을 올해 하반기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계획도 향후 이행 목표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토 방향에 따라서는 이르면 올해 안에 세법 개정을 통해 당장 내년부터 인적공제 한도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증여세 공제한도 2014년 이후 그대로
현재 부모·조부모 등 직계존속이 성인 자녀·손주 등 직계비속에게 재산을 증여할 경우 자녀 1인당 5천만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증여를 받는 사람(수증자)이 미성년자라면 2천만원까지만 비과세가 가능하다. 이러한 직계 존·비속 간 인적공제 금액은 2014년 세법 개정을 통해 3천만원에서 5천만원(미성년 1천500만원→2천만원)으로 상향된 이후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돼왔다. 만약 올해 세법 개정에서 공제액을 상향하게 되면 8년 만에 개정이 이뤄지는 것이다. 배우자 간 증여의 경우 공제 한도가 더 오랜 시간 유지된 상태인데, 공제액이 2008년 3억원에서 6억원으로 상향된 이후 14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대로다. 더구나 증여 한도는 10년간 누계 기준으로 적용된다. 예를 들면, 홍길동씨가 지난해 성인 자녀 홍길자씨에게 1억원을 증여했다면 공제액 5천만원을 뺀 나머지 5천만원에 대해서는 10%(과세표준 1억원 이하)의 세금이 부과된다. 이 경우 홍길동씨와 홍길자씨는 이미 증여세 공제 한도를 채웠으므로 10년 후인 2031년까지는 추가 공제도 받을 수 없게 되는 셈이다.최근 들어 증여세 납부 인원·규모 증가세
특히 최근에는 재산 가치 급등의 영향으로 증여세 납부 인원과 규모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국회서도 관련 법안 발의
국회에는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를 받는 경우 증여재산공제 한도액을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법안이 이미 발의됐다. 개정안은 미성년자가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를 받는 경우 한도액 2000만원을 5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지난달 25일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은 수증자의 증여세 부담을 완화하고자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수증자가 배우자, 직계존속, 직계비속, 6촌 이내의 혈족 또는 4촌 이내의 인척으로부터 증여를 받으면 일정 금액을 증여세 과세액에서 공제토록 하고, 10년간 합산해 공제할 수 있는 증여재산공제 한도액을 규정하고 있다. 유 의원은 “증여재산공제 한도액을 살펴보면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를 받으면 5000만원, 미성년자가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를 받으면 2000만원으로 제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어 “계속된 물가 및 재산가치 상승으로 실질적인 증여재산공제 한도가 축소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증여재산공제 한도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를 받을 시 증여재산공제 한도액을 1억원(미성년자가 증여를 받으면 5000만원)으로 각각 상향함으로써 수증자의 증여세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