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5월 20일 메르스 확진 판정

2023-05-20     어기선 기자
박근혜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2015년 5월 20일은 바레인에서 귀국한 첫 번째 감염자가 메르스 확진을 받으면서 우리나라에 메르스 유입을 첫 확인했다. 초창기에는 메르스를 잡을 수 있을 것처럼 보였지만 2차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방역이 뚫리기 시작했고, 결국 박근혜 정부로 그 비난의 화살이 돌려지게 됐다. 메르스 감염 사태는 반면교사가 돼서 코로나19 대응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 초기에 대응을 했고, 그것이 전세계에서 극찬을 받았는데 그 바탕에는 메르스 교훈이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에서

5월 20일은 검역의 날로 2013년 제정됐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2015년 5월 20일에도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바레인에서 농작물 재배를 하던 사람인 A씨가 카타르를 거쳐 5월 4일 귀국했는데 11일부터 고열과 기침 증상을 보였다. 이후 4개 병원을 거쳤지만 원인이 무엇인지 몰랐다. 그 사이 메르스가 전파된 것이다. 그리고 20일 첫 확진자로 기록하게 됐다. 이후 방역망은 점차 뚫리면서 감염자가 늘어나게 됐고, 그해 7월 4일 더 이상 감염자가 늘어나지 않게 되면서 메르스가 종식됐다. 6월 6~7일 정점을 찍다가 내려갔고, 6월말부터 신규 확진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면서 7월 28일 기점으로 사실상 종식 선언을 했다. 최종적으로 사망자는 38명, 확진자는 186명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방역 대책

메르스 사태가 일어나면서 박근혜 정부의 방역 대책에 대한 비판이 이어왔다. 메르스 감염 및 사망이 전세계 2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3위와도 그 격차가 엄청나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기 충분했다. 그에 대한 원인은 다양했다. 우선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 정보 차단을 들 수 있다. 국민의 과도한 불안이나 오해를 막기 위해 메르스 관련 정보를 의료진에게만 공개했다. 그러다보니 국민은 메르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입수할 수 없었고, 그것이 오히려 메르스 전파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원인은 첫 번째 발병 환자의 경로에 대한 명확한 관리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첫 번째 발병 환자가 네 번째 병원에서 메르스 확진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해당 환자는 다녀간 병원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으면서 메르스 확산을 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병원 정보를 비공개하면서 어느 병원에서 어떤 환자가 메르스 확진이 됐는지 병원 간의 정보 교류도 없었다. 이와 더불어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을 국민들에게 제공하지 못했다. 메르스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서 국민들이 어떤 식의 행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정부가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지 못하면서 급속도로 전파됐다.

컨트롤 타워 부재, 정치적 문제도

또한 컨트롤타워 부재가 메르스 확산에 일조했다. 당시 청와대에서는 청와대는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메르스 확산에서 청와대가 하는 일이 없다면 다른 정부부처라도 컨트롤타워가 돼서 움직여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했다. 정치적 문제도 있었다. 청와대에서는 메르스 유가족에 대한 동향을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이는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들이 집단화됐다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사를 한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야당의 과도한 공격이다.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여야 협력 관계를 갖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개 혼란으로 인해 무질서한 상태를 보이자 야당은 곧바로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을 가하기 바빴다. 그러다보니 청와대는 메르스 확산을 정치적 문제로 접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대병원에 가서 의사들을 격려할 때 벽면에 ‘살려야 한다’라는 종이푯말이 사진에 촬영되기도 했다.
정은경

메르스 반면교사 삼아 코로나 대응

이같은 부실 대응 논란이 불거지면서 메르스 사태가 반면교사가 됐고, 이에 전염병 확산에 대해 대응책 마련을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했다. 그러면서 2020년 2월 코로나19 국내 확산이 확인되자마자 빠르게 대응책을 마련했다. 메르스에서는 확진자 동선 등의 공개를 거부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방역당국은 투명하게 공개를 했고, 일부 시민은 동선 앱을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드라이브 스루 방식 등 새로운 기법을 만들어서 PCR 검사를 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확진자 숫자 및 동선 등이 공개되면서 사람들이 어느 지역에서 어떤 식으로 조심해야 할지에 대해 인지하기 시작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국제사회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물론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그에 따른 문제점도 발생했지만 초기에는 메르스 확산 등의 교훈을 반면교사 삼아서 대응을 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국가봉쇄령이나 통행금지령 등의 극단적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우리나라는 그러하지 않았다. 그것은 메르스 확산의 교훈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