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보따리 잇따라 풀은 대기업들, 윤석열 정부에게 선물을....
2023-05-25 이영선 기자
삼성 등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
삼성은 향후 5년간 반도체·바이오·신성장 정보통신(IT)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45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중 80%인 36조원은 국내 투자이다. 삼성의 발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삼성전자 평택공장 방문 사흘 만에 나온 발표이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20여일 정도 지난 시점에서 발표한 것이다. 이는 한미동맹의 강화와 신정부의 기대에 부응한다는 측면이 강하다. 현대차그룹 역시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3곳은 오는 2025년까지 3년간 63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해서 그룹의 미래 사업 허브로서의 우리나라 역할과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투자계획으로 부품과 철강, 건설 등 다른 계열사 투자까지 더해지면 전체 투자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향후 5년간 미래 산업 분야에 총 37조 6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중 20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는 태양광·풍력 등 에너지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 3개 분야에 집중된다. 롯데그룹도 향후 5년간 37조원을 투입해 신성장동력 산업을 키우기로 했다. 신성장 테마인 헬스 앤드 웰니스(Health&Wellness)와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부문을 포함해 화학·식품·인프라 등 산업군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윤석열 정부 출범하자마자
이 모든 것이 24일 하루동안 나온 발표이라는 점에서 서로간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 조율은 하지 않았겠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친기업 성향을 보인 새 정부 출범에 따라 기업이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가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전략 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지원 가능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견해도 있다. 일각에서는 연이은 대미 투자 소식에 국내 투자에는 소홀하다는 여론이 형성된 점을 의식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지만 실제로 대규모 투자로 이어졌는지 등등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역대 정부 초기 발표한 대기업들의 투자 계획이 그대로 실현됐다면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나 일자리 상황이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즉,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기 때문에 새로운 정부의 눈치를 살피기 위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거둬들이는 식의 악순환을 이번에도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