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준 칼럼] 삼성그룹의 도전과 위기(7) : 반도체 신화와 제2의 창업
2023-05-26 정인준
반도체 공장 건설
호암 이병철 회장은 73세인 1983년 3월15일 삼성그룹의 반도체사업 진출을 선포 후 1983년 4월 기흥에 10만평 부지확보, 7월 부지조성, 9월에 삼성석유화학 성건평 소장을 기흥반도체 초대공장장으로 임명하여 영하 15도의 추위 속에서 24시간 반도체 공장 공사를 강행하였다. 연인원 26만명이 참여한 반도체 양산 기흥 1라인 공장건설은 착공 6개월만인 1984년 3월 말에 완공하였다.(미국, 일본의 반도체 공장 건설은 통상 18개월 소요) 1982년 2월 도시바가 ‘W 작전’을 발표, 대규모 투자로 1 Mega램 개발을 공표했으나, 당시 반도체 주력제품은 64K D램이었다. 삼성은 당시 일본 NEC, 산요와 손잡고 TV를 생산하고 있었으나, NEC가 반도체 기술이전을 거부함에 따라, 1983년 5월 64K D램 개발팀을 구성하고, 설계기술 이전에 합의한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6명의 연구원을 파견했으나, 핵심기술영역에 접근을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였다.64K D램 개발
다행히 삼성은 자금난에 시달리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125만$를 주고 64K D램 설계도와 마스크를 입수했고, 무려 309개에 달하는 공정기술 개발도 시행착오를 겪으며 제품 개발 6개월만인 1983년 11월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64K D램 개발 성공을 발표하였다.(일본은 기술개발 6년 만에 64K D램 개발) 삼성의 64K D램 개발은 미국과 일본이 20년 걸린 개발과정(4K, 16K, 32K)을 3단계 뛰어넘는 도약으로, 미·일과의 반도체 기술 격차가 10년에서 2-3년으로 좁혀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반도체 장비 발주와 함께 직원 170명을 장비 제조업체에 파견, 설비제작과정을 보고 온 직원들이 훌륭한 엔지니어가 되어 1983년 11월 VLSI(초고밀도직접회로) 64K D램 양산에 성공함으로써, 삼성의 반도체 신화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