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하늘 무서운 줄 모르는 항공요금, 이유 있었네

2023-05-31     이영선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비행기만 하늘 높이 나는 것이 아니라 항공요금 역시 덩달아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올해 여름휴가를 해외에서 보내기로 했던 많은 사람들이 포기해야 할 정도로 가격이 껑충 뛰어올랐다. 그나마 표를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문제는 당분간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여러 가지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항공요금이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2배 정도 치솟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7~8월 여름 성수기 인천~파리 왕복 항공권은 평균 200만원이 넘어섰다. 코로나 이전보다 100만원 비싼 가격이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에 비해 국제선 예약율이 80% 수준까지 오르면서 여행 수요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항공수요 따리가지 못하는 공급

문제는 항공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방역 문제로 새벽 시간대 운항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항공편이 늘지 않으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새벽 항공편을 개방할 경우 대중교통 이용시간대와 맞지 않으면서 결국 공항 안에 체류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지기 때문에 새벽 항공편을 제한하고 있다. 새벽 항공편 운항이 제한되면서 그에 따라 수요에 따른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지고, 이에 항공요금이 치솟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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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 할증료도 크게 올라

또 다른 원인은 항공권에 붙는 유류 할증료이다. 거리 비례제 도입 이후 가장 높은 단계가 적용되고 있는데 사실상 여행객에겐 항공 요금이 더 오르는 셈이다. 정부는 국제선 운항 횟수를 계획보다 앞당겨 증편하기로 했지만, 항공업계에선 이런 수급 불균형 현상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류 할증료가 급등하면 할수록 항공요금도 덩달아 치솟기 때문에 해외여행객의 부담은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유류 할증료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러시아 돌아가야 하는

여기에 유럽 노선은 러시아를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경제 제재에 들어갔다. 이는 러시아 영공 봉쇄도 포함된다. 문제는 러시아 영공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항공기가 러시아를 우회해서 유럽으로 가야 한다. 그러자면 엄청난 거리를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항공요금이 치솟을 수밖에 없다. 유럽연합(EU)은 지난 3월 러시아 항공기의 역내 진입을 금지하자, 러시아도 맞대응 차원에서 영국, 독일 등 36개국 항공사에 대한 운항 금지를 발표했다. 특히 독일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는 러시아 노선을 운항하지 않고 러시아 영공도 이용하지 않고 있다.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과 오스트리아 항공도 러시아행 운항을 취소하고 러시아 영공을 우회해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미국도 러시아 항공기의 미국 영공 비행을 금지했다. 러시아 영공을 우회할 경우 결국 북극항로를 사용해야 한다. 러시아를 관통해서 핀란드로 갈 경우 9시간이 걸리지만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13시간 걸린다. 그만큼 항공유 소비가 늘어나게 되면서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