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차 값 비싼 전기차, 보험료도 비싸요”

2023-06-07     전수용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바야흐로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미국의 테슬라가 첫 진출을 했던 전기차가 이제는 전세계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까지 가세해 점입가경의 형국이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관련 보험도 대중화되고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다만, 현재까지는 일반자동차 보다 전기차 보험료가 더 높다는 것이 소비자들에게는 불만으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로 전기차의 보험료가 일반차량보다 연 18만원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손해율은 해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어 안정화 되어 가고 있는 모습이다.

일반차보다 18만원 더 비싼 보험료

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전기차 관련 자동차보험 현황 및 감독방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용 전기차의 계약 건당 평균보험료는 94만3000원으로 2018년 대비 34.5% 높아졌다. 이는 비전기차(내연기관·하이브리드 차량)의 평균 보험료(76만2000원)에 비해 18만1000원 높은 수준으로 전기차 차량가액이 비전기차보다 높아 자기차량손해(자차) 보험료가 높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긴 주행거리도 보험료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20년 마일리지 특약 가입자 중 연 1만5000㎞ 이상을 주행한 전기차 비중은 24.2%에 달했다. 이는 일반 차량(10.3%)보다 2.3배 높았다. 보험사에서 운영하는 마일리지 특약은 연 1만5000㎞ 이하 주행 시 보험료를 환급해 준다. 1만5000㎞ 이상 주행 비중이 높으면 그만큼 보험료 인하요인이 사라진다. 지난해 전기차의 사고율은 지난해 말 기준 18.1%로 나타났는데 이는 비전기차에 비해 2.1%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연비가 유리한 전기차의 특성상 주행거리가 비전기차보다 긴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전기차의 자차담보 평균수리비는 245만원으로 비전기차보다 30.2% 비쌌다. 전기차 핵심부품인 고전압 배터리의 높은 교체비용과 전자제어장치·센서 등 전자장치에 대한 높은 수리비 때문이란 설명이다. 특히 고전압 배터리의 경우 전문 정비업체 부족으로 부분수리가 곤란하고, 제작사의 교환정책 등으로 경미한 손상에도 전부 교체 수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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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은 감소세

그럼에도 전기차의 손해율은 가입대수 증가와 사고율 감소, 평균보험료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해 기준 76.0%로 2018년 대비 21.4%포인트 하락했다. 여전히 비전기차와 비교하면 2%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점차 안정화되어 가고 있는 추세다. 비전기차 손해율은 ▲2018년 83.3% ▲2019년 87% ▲2020년 77.5% ▲2021년 74% 순이었다. 반면, 전기차 손해율은 ▲2018년 97.4% ▲2019년 97.2% ▲2020년 84% ▲2021년 76% 순으로 조사됐다. 전기차 자차담보의 손해율은 67.9%로 2018년(90.2%) 대비 22.3%포인트 하락해, 비전기차(72.3%) 보다 4.4%포인트 낮은 수준이었다. 이는 전기차의 사고율이 감소하고 높은 차량가액으로 인한 보험료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대인, 대물의 손해율은 각각 81.7%, 77.8%로 2018년 대비 35.4%포인트, 10.2%포인트 하락했으나 비전기차에 비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이는 전기차 충전요금이 저렴해 주행거리가 길어지고, 비전기차에 비해 사고율이 높은데 기인한다. 실제로 전기차의 사고율은 18.1%로 비전기차에 비해 2.1%포인트 높았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전기차는 18만4000대로 2018년(4만6000대) 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개인용 전기차의 계약 건당 평균보험료는 94만3000원으로 2018년(70만1000원) 보다 24만2000원(34.5%) 늘었다. 전기차 자차담보 평균수리비는 245만원으로 비전기차(188만원)보다 약 30.2%(57만원) 높은 수준이었다. 고전압 배터리의 높은 교체비용, 전자제어장치·센서 등에 대한 높은 수리비 때문이다. 전기차는 보급 초기 단계로 수리연구가 충분치 못해 통일된 진단과 수리·교환 기준이 부재한 상황이다. 자동차 사고로 배터리를 교환·수리하는 경우 사전에 보험사와 협의해 불필요한 보험금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전기차 운전자는 특약 내용을 살펴보고 본인에게 필요한 특약을 선택해 가입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기차의 특성 및 손해율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며 "전기차 고유위험으로 보장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특약 상품 개발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관계자는 이어 "전기차 관련 불필요한 보험금 분쟁·누수 방지를 위해 보험업계가 배터리 진단 및 수리·교환 기준 등을 마련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