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화물연대 파업, 윤석열 정부 노동정책 시험대

2023-06-07     이영선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화물노동자의 총파업이 7일 이뤄지면서 전국 물류 운송이 크게 차질을 빚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윤석열 대통령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화물연대 파업 역시 강경노선을 고수하면서 두 세력의 신경전이 더욱 거칠어 지고 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 파업의 결과에 따라 앞으로 노동계의 총파업에 대해 어떤 식으로 대응할 것인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화물노동자들의 총파업은 7일 자정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의 요구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운송료 인상, 지입제 폐지 및 화물 온송사업 구조 개혁, 화물노동자 권리 보장 등이다. 특히 가장 중요시하게 여기는 것이 안전운임 일볼제와 지입제 등이다. 이미 화물연대는 해당 문제로 인해 몇차례 파업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파업은 단순한 파업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있다. 기존에는 화물연대 소속 노동자들만 파업에 동참했다면 화물노동자들도 파업에 동참한다는 것이 이번 파업의 특징이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에 대해서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이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기사들의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안전운임(교통안전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한다. 하지만 해당 제도는 2018년 도입 당시 화주·운수 사업자들의 반발로 2020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만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적용되는 차종과 품목도 ‘특수자동차로 운송하는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으로 제한됐다.

유통계 바짝 긴장

이로 인해 유통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어느 물류망이 어떤 식으로 차질을 빚을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편의점 업계는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그러자 일부 편의점 업체는 하이트진로가 생산하는 진로이즈백과 참이슬 같은 소주 제품에 대해 발주 제한을 걸었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은 참이슬과 진로 소주 생산량의 70%를 담당하는데 지난 2일부터 생산라인 가동이 멈추고, 물류 운송이 막혀 출고에 차질이 생겼다. 이에 따라 발주 제한에 나선 편의점 업체는 이마트24,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3곳이다. 미니스톱은 4일부터 진로, 참이슬, 참이슬오리지널 360㎖ 병 상품은 하루 1박스씩, 640㎖ 페트 상품은 하루 10개까지 발주 수량을 제한했다. 또 이마트24는 지난 5일부터 진로이즈백, 참이슬후레시, 참이슬오리지널 360㎖ 병 상품에 대해 발주 수량을 각각 3박스로 줄였다. 세븐일레븐도 지난 5일부터 해당 제품 발주 수량을 1박스로 제한했다. 아직 발주 제한에 나서지 않은 GS25와 CU 등은 현재 물류센터 비축 물량으로 점주들의 신규 발주에 대응하고 있다. 앞으로 파업 양상에 따라 이들 편의점 업체도 발주 제한에 나설 수 있다. 문제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유통업계는 속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 법과 원칙에 따라

이같은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정부 측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는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 사태에 대한 동향과 물류 피해 상황 등을 점검하고 비상 수송대책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서 해당 파업에 대해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든, 노동자의 불법행위든 간에 선거운동할 때부터 법에 따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천명해왔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파업을 어떤 식으로 해결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이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등도 해당 파업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