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준비하세요...‘이자 폭탄’ 투하됩니다”
2023-06-14 전수용 기자
주담대 최고금리 7% 육박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주요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4.33~6.80%로 최고금리가 7%에 육박했다. 불과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4대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88~5.63%였지만 6개월여만에 최고금리가 1.17%포인트 급등했다. 변동형 주담대 최고금리도 6%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날 기준 이들의 해당 금리는 3.55~5.429%로 조사됐다. 영끌로 집을 산 대출자들의 이자부담만 커지는 것은 아니다. 4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3.26~5.419%로 6%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월 대출상환액 291만원
이처럼 대출금리가 치솟으면서 대출자들은 이자 폭증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이 아파트 금융비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까지 상승할 경우 서울의 전용 84㎡ 중형 아파트의 월 대출 상환액은 291만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신고 된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6156만원이다. LTV 상한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필요한 자기자본은 6억6925만원이고, 대출금은 3억9231만원이다. 이 같은 매매가격이 연말까지 유지되고, 대출금리가 7%까지 상승할 경우 오는 12월 기준 월 대출 상환액은 261만원, 5.5%까지 상승할 때는 223만원, 4% 수준을 유지한다면 187만원으로 전망됐다. 금리가 7%까지 오를 경우 올해 4월보다 월 대출 상한액은 67만원, 약 34% 상승하는 것이다. 면적별로는 전용 59㎡ 소형 아파트의 경우 평균 매매가격이 9억4604만원으로, LTV 상한까지 대출을 받을 경우 필요한 자기자본은 5억7683만원, 대출금은 3억6921만원이다. 이 매매가격이 연말까지 유지될 경우, 대출금리가 연말 7%까지 상승할 때 월 대출 상환액은 246만원, 5.5%까지 상승할 때는 210만원, 4% 수준을 유지한다면 176만원으로 전망됐다. 전용 84㎡ 중형 아파트의 경우 금리가 7%까지 오를 경우 월 대출 상환액은 291만원으로 300만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2억8582만원으로 LTV 상한까지 대출시 필요한 자기자본은 8억4866만원, 대출금은 4억3716만원이다. 금리가 5.5%까지 상승할 때 월 대출 상환액은 248만원, 4% 수준을 유지한다면 209만원으로 전망됐다. 특히 금리가 7%까지 인상되면 서울 중형 아파트의 경우 평균 가처분소득 대비 대출 상환액 비율이 70%선까지 근접하게 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향후 금리인상이 지속될 경우 현재의 소득수준 대비 아파트 금융비용이 가계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금리 더 오른다는데
그동안 가파르게 올랐던 금리에 대출자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 문제는 앞으로 시장금리는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각 주요국들이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어서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6%에 달하면서 41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낸 가운데 연준은 오는 14~15일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0.75~1.00%에서 1.50~1.75%로 올라서게 된다. 이와 함게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지난 9일(현지시간) 다음달 11년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 9월에도 추가로 금리를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주요국의 통화긴축 정책에 시장금리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국채 3년물 금리는 3.502%를 기록, 2012년 4월 12일(3.50%) 이후 10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말 기준금리를 2.75%까지 끌어올릴 것을 기정사실화 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지난 9일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2022년 6월 통화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기준금리가 2.75%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지금 형성돼 있는 기준금리 기대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다음날인 10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국은행 창립 72주년 기념사에서 "금리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욱 확산된다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