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절반, 금융당국 폐지권고에도 ‘자기매매 성과급 유지’
2017-11-27 박대용 기자
[파이낸셜리뷰=박대용 기자] 국내 증권사 절반가량이 금융감독원의 폐지 권고에도 임직원 자기매매 실적에 성과급을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기매매란 증권사 보유 자금으로 유가증권을 사고팔아 수익을 내는 업무를 의미한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27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자기매매 관련 내부통제 구축 현황을 점검 결과, 국내 증권사 34곳 가운데 15곳이 임직원 자기매매 성과급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증권사 53곳(국내 34곳, 외국 19곳)과 자산운용사 74곳(국내 53곳, 외국 21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에 앞서 금감원과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10월 자본시장의 신뢰 확보를 위해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의 자기매매에 대한 표준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 올해 상반기 중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특히, 금융당국은 금융사 임직원이 실적을 쌓고 성과급을 받기 위해 자기매매에 집중하면서 고객 관리에 소홀해지는 등 이해관계가 상충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 자기매매에 대한 성과급 폐지를 권한 배경이다.
아울러 고객과 임직원 간 위탁 수수료 차등 부과를 폐지하라는 권고에는 모든 증권사가 응했다. 이해상충 발생 고위험 부서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에 대해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 명의의 계좌까지 신고 범위를 확대하게 한 권고에도 모든 증권사가 이행했다.
또한 자산운용사 68곳은 신고 범위를 확대했다. 매매거래 사전승인 또는 매매 필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게 한 권고에도 전체 증권사가 매매필터링 시스템을 구축(35곳)하거나 사전승인 의무화를 내규에 반영(18곳) 했다. 이번 권고에 강제력은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통제가 미흡하거나 교육 실적이 미진한 회사에 대해 내년 초까지 현장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금융투자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이 실제 업무과정에서 적절히 이행되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