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6월 21일 제22보병사단 총기난사 사건 발생

2023-06-21     어기선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2014년 6월 21일은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대한민국 육군 제22보병사단 제55연대 GOP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다. 가해자인 임도빈 병장의 이름을 따서 ‘임 병장 사건’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총기난사 사건이 많았지만 해당 사건이 유명한 것은 전역을 3개월 앞둔 병장이 벌인 총기난사 사건이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을 계기로 해서 군대 내에 일과 후 스마트폰 사용 등의 문화가 정착되게 됐다. 그만큼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이다.

이틀 만에 검거

2014년 6월 21일 오후 8시 15분 임도빈 병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 55분까지 주간 경계근무를 마치고 복귀한 직후 GOP에서 장전된 K2 소총을 아군 초병을 향해 난사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주간 근무자로 알려졌다. 임도빈 병장은 K2 소총과 실탄 75여 발 등으로 무장한 채 탈영했다. 피해 상황은 사망 5명, 부상 7명, 추격 과정에서 아군 간 오인사격으로 부상 2명이 발생했다. 22사단은 사건 발생 2시간 후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다음날인 22일 오인으로 인한 총상이 발생하면서 결국 군 당국은 ‘사살 명령’을 내리게 됐다. 아군끼리 오인사격을 해서 희생자가 더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였다. 그리고 23일 오전 8시 20분 군은 포위망을 형성했고, 임 병장과 대치를 했고, 이날 오후 임 병장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군은 임 병장을 생포해 강릉 아산병원으로 이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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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3개월 남겨놓고

사건이 발생하자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던 대목이 전역 3개월을 남겨두고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18개월을 버틴 병장이 고작 3개월을 남겨놓고 총기난사 사건을 벌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었다. 이에 당시 언론들은 동기들의 집단따돌림을 비롯한 내무부조리가 아니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더욱이 당시 언론들에 따르면 임 병장은 이미 A급 관심병사로 관리를 받고 있었다고 한다. 즉 관심병사인 것을 알고도 GOP에 배치하면서 실탄을 쥐어줬다는 것은 사실상 총기난사를 부추겼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후 공개된 유서 내용에는 가족과 희생자 유가족에게 사과 내용과 함께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죽는다’는 내용이었다. 자신이 당한 고충을 추상적으로 토로하는 내용인 셈이었다. 임 병장이 진술조서에서는 평소 부대원들이 선임병 대우를 해주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그리고 자신을 놀리는 별명이 해골 그림을 그려놓고, 간부들도 4주 동안 하루 16시간 근무를 시키고, 뒤통수를 때리고 돌을 던지는 등 동료 부대원은 물론 간부들까지 나서서 따돌렸다고 진술했다. 그 외에도 정신과 치료 전력을 알렸지만 이유를 아무도 묻지 않거나, 다른 부대원이 상담 신청을 했다가 바보 취급 받아서 참고 지냈다는 진술을 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임 병장을 묘사하는 그림에는 다른 부대원들도 우스꽝스럽게 그려진 단순 캐리커처 방식으로 이를 모욕감으로 느끼기 부족하다는 입장을 냈다. 실제로 문제의 낙서 중 일부가 공개됐지만 누리꾼들의 반응도 제각각이었다. “화낼 만 했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저런 그림으로 총기를 난사했냐”는 반응도 있었다.

재판에서는

제1야전군사령구 보통군사법원 재판부는 계획적인 범죄에 의한 실인죄를 인정해 사형선고를 내렸다.임 병장 측은 항소를 했다. 하지만 국방부 고등군사법원 항소심에서는 항소 기각을 하면서 사형 판결이 유지됐다. 항소 기각한 이유는 따돌림이라고 주장하는 내용들이 임 병장 주장 이외에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낙서나 별명 부르기 같은 것은 다른 사람들도 다들 견디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었다. 결국 총기난사 사건은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계획적이면서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다. 물론 해당 재판의 판결이 나올 때 세간에서는 집단따돌림에 의한 스트레스 등등에 대해서 군이 그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결국 대법원 전원합의체 역시 상고가 기각되면서 임 병장에 대한 사형선고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심신미약은 아니고 지적 능력도 평균 수준이고, 분노의 직접적 원인이 된 그림은 다른 소초원도 그려져 있었고, 이전에도 해당 낙서를 보고 넘긴 적이 있었다. 또한 낙서를 그린 황모 상병은 임 병장에게 부당 대우를 당해서 그렸다고 진술했으며 집단따돌림을 했던 병사들 뿐만 아니라 임 병장과 친하게 지내던 소총원들을 살해했다는 점과 살해할 수 있는 순서, 방법 등을 계획해서 저질른 범행이라는 것 등이 유죄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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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은 계속 남아

비록 대법원에서도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지만 여전히 군내 집단따돌림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또한 A급 관심병사였던 임 병장을 실탄을 운용하는 GOP에 투입했다는 점은 국방부가 크게 지적받기 충분했다. 이로 인해 A급 관심병사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어났다. 또한 만성적인 병력 부족과 22사단의 넓은 경계로 인한 열악한 근무 환경 역시 문제의 원인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그것은 대한민국 군대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해당 사건이 발생한 후 3주도 되지 않아서 이 상병 자살사건이 발생했다. 군이 계속해서 사건사고가 터지자 국미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윤 일병 사건과 연결해서 “참으면 윤 일병, 못 참으면 임 병장”이라는 말이 나왔다. GOP 관리 등과 임 병장 체포 과정에서 나타난 총기오인 사격 등으로 인해 최전방 수호병과 의무후송항공대대 등이 신설됐다. 군대 내에서의 집단따돌림이나 상급병사가 하급병사를 갈구는 등의 행위가 많이 근절됐다. 아울러 윤일병 사건과 더불어 문재인 정부 들어서 군 병사들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허용과 외출 허용의 계기가 된 사건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