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6월 23일 5만원권 지폐 발행

2023-06-23     어기선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2009년 6월 23일은 우리나라에서 5만원권 지폐가 발행된 날이다. 1973년 만원권 지폐 첫 발행 후 36년만에 최고액권 화폐가 발행했다. 5만원권 모델이 신사임당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대한민국 이래 두 번째 여성 모델 지폐이면서 원화에서는 최초 여성모델 지폐이다.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은행권 중 가장 발행된 매수나 액수 비중이 높은 화폐이다. 전체 화폐의 37%, 액수로는 85%를 차지했다. 총 발행 액수는 98조원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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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10만원 지폐 발행하기로

당시 이명박 정부는 5만원과 10만원 지폐를 발행하기로 결정한다. 물가가 높아졌기 때문에 고액 지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973년 1만원권이 고액지폐로 나왔다. 하지만 2009년까지 물가는 13배 뛰었고, 1인당 국민소득은 100배 증가했다. 그럼에도 고액화폐가 1만원이라는 점은 문제가 됐다. 한국은행은 2007년 최고액권을 10만원과 5만원으로 발행하겠다고 착수했다. 이에 한은 자문위원회를 통해 인물선정에 들어갔다. 10만원권에는 백범 김구, 광개토대왕, 안창호, 장영실, 정약용 등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던 5만원권에는 신사임당과 유관순 열사가 있었다. 그런데 신사임당이 발탁되면서 여성계는 반발했다. 신사임당 이미지가 ‘아들 이이를 훌륭하게 키워놓은 현모양처’이기 때문이다. 이는 성평등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여성계에서 반발했다. 아울러 율곡 이이에 이어 어머니가 화폐에 등장하면서 성리학적 이념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역사학자들도 반발을 했는데 전형적인 현모양처 이미지와 실제적 역사는 다르기 때문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당시 음모론이 상당했다. 그만큰 신사임당으로의 선정은 뜬금없다는 반응이었다. 신사임당 초상화에 대한 음모론도 상당했다. 신사임당 표준 영장의 작가인 김은호 작가가 친일 논란이 벌어지면서 초상화를 수정해야 했다. 이에 이종상 화백이 선정됐다. 그리고 초상화가 공개됐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닮았다 혹은 육영수 여사를 닮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10만원권 발행이 무산된 이유는 앞면은 김구 선생의 초상화를, 뒷면에는 대동여지도 목판본을 넣기로 했는데 목판본에는 독도 표시가 없었다. 이에 한은은 지도 필사본을 바탕으로 독도를 그려 넣기로 했지만 정부의 요청에 의해 발행 작업이 중단됐다. 정부는 경제 여건상 발행이 시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결정적으로 10만원권을 발행하게 되면 물가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진=픽사베이

회수율이 낮은 지폐로

5만원권이 발행을 했고, 현재 가장 많이 발행하는 화폐이지만 시중에 5만원권을 구경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다른 화폐의 회수율이 90~100%라면 5만원권은 2021년 기준 17.4%를 보였다. 즉, 한은이 5만원권을 발행하면 한은에 돌아오는 것이 17.4%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장롱 속에 있고, 시중에 유통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5만원권이 결국 비자금 조성을 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최근 들어 신용카드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등으로 인해 굳이 고액권 화폐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5만원권 사용량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오히려 5만원권 화폐는 가치 저장용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만원권 사용이 필요한 곳이 있다. 바로 경조사이다. 축의금이나 조의금 등이 과거에는 1만원권 지폐를 주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5만원권 지폐를 사용한다. 해외에서는 유용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동남아 등지에서는 5만원권 화폐가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위상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화폐가 무역화폐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5만원권 역시 다른 나라에서 사실상 화폐로 거래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5만원권 화폐를 매일 발행을 해도 시중에 화폐를 구경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해외에서 5만원권 화폐가 인기가 좋은 이유는 위조가 사실상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