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美 낙태권 폐지, 기업들 혼란 속으로

2023-06-27     이영선 기자
낙태옹호론자들이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미국 연방 대법원이 낙태권 폐지 판결을 내리면서 미국 내 기업들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낙태를 금지하는 주(州) 소재 기업들은 노동생산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서 낙태 허용 가능한 주에서 낙태수술을 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 중에 있다. 하지만 낙태 반대론자들은 해당 지원을 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49년만에 뒤집힌 판결

낙태권을 보장하는 판결이 49년만에 뒤집히면서 낙태 금지 여부를 각 주마다 독자적으로 판단하게 되면서 낙태를 금지하는 주 소재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낙태를 희망하는 직장인들은 근무지가 낙태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낙태가 합법적인 주로 이도을 해서 낙태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기업들은 인재 관리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낙태 희망 직장인들이 낙태 허용주로 이동을 하게 되면 그만큼 인력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인력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기업들 역시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애플, 메타플랫폼스, 우버, 넷플릭스 등은 임직원의 합법적인 낙태 시술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낙태 반대론자들은 낙태 수술에 비용을 지원할 경우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걸겠다는 입장이면서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인력이 빠져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낙태 수술 비용 지원이 필요하지만 그로 인해 낙태 반대론자들로부터 피소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낙태 반대 주로 기업 이전 생각했던 기업들

특히 캘리포니아 실리콘벨리 소재 기업들로서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실리콘벨 리가 퇴조하고 텍사스주 오스틴이 새로운 기술 및 혁신의 중심지로 급부상하면서 기업 이전까지 고민을 하고 있던 기업들로서는 고민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텍사스주는 낙태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로 이전을 할 경우 낙태 희망 직장인들이 따라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인력 유출이 생길 수밖에 없다. HP, 오라클, 테슬라 등이 오스틴으로 근거지를 옮겼지만 낙태권 폐지 판결이 나오면서 날벼락을 맞은 상태다. 낙태 허용 주에서 낙태 금지 주로 기업을 이전하면서 그에 따른 인력 유출을 최대한 막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 기업들로서는 고민스런 대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