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마늘

2023-07-05     어기선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마늘과 양파를 한번에 10t 건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화제다. 농진청은 6일 충남 서산에서 많은 양의 마늘과 양파를 한 번에 저장 전 말릴 수 있는(예건) 장치 현장 연시회를 연다고 5일 밝혔다. 마늘과 양파는 5~6월 수확해 저장하기 전 비닐온실이나 창고, 수확이 끝난 논밭 등에서 건조한다. 하지만 비닐온실 바닥에 깔거나 창고에 쌓아놓고 바람을 쐐 말리는 방법은 넓은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양을 처리하기 어렵다. 또 논이나 밭에 펼쳐놓고 말리면 소나기, 장마 등 날씨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에 개발된 ‘차압식 마늘·양파 예건 장치’는 많은 양의 마늘과 양파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건조할 수 있는 기계다. 구조가 간단하고 재배지나 온실 안에 쉽게 설치할 수 있다. 설치와 해체, 보관도 매우 간편하다. 내년부터는 영농 현장에 장치를 시범 보급해 마늘, 양파 재배 농가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수확 후 저장 전 건조가 필요한 다른 작물을 대상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마늘은 이집트가 원산지라고 하지만

마늘은 이집트가 원산지이다. 요리에 향신료 역할을 담당하는 채소이다. 서양은 ‘후추’라고 하면 동양은 ‘마늘’이라고 할 수 있다. 마늘의 어원은 몽골어 ‘만끼르(manggir)’에서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단군신화에도 마늘이 등장하는데 여기서 마늘은 지금의 마늘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의 마늘은 기원전 2~3세기에 전래됐는데 단군신화는 그 이전 시기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달래 혹은 백합과 식물 산마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두 식물 모두 한반도 자생식물이기 때문이다. 단군신화가 기록된 삼국유사가 고려 충렬왕 때 저술된 것으로 볼 때 몽골족 원나라의 영향을 받아 마늘이 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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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양보다 동양에서

앞서 이야기한대로 서양은 후추, 동양은 마늘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향신료가 확연히 다르다. 그것은 서양에서는 마늘이 흔해빠진 식품이라 푸대접 받았기 때문이다. 반면 후추는 재배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인기를 누렸다. 서양 중세 귀족들은 후추를 사용하는 것이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후추 요리가 발달했고, 대신 마늘 요리가 발달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마늘이 영양소가 풍부한 대신 칼로리가 낮은 완전 식품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서양에서도 마늘 이용한 요리가 발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마늘을 넣은 것은 부패 방지를 위해서였던 것이 더 강했다. 마늘은 웬만하면 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치에 마늘을 집어넣는 것도 강력한 향균, 방부 효과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마늘 덕후

동양에서 마늘을 즐겨 먹었는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마늘 덕후라고 부를 정도이다. 고대 이집트에는 피라미드 건축 현장 노동자들에게 식사 때 양파와 마늘을 포함했다. 양파와 마늘의 공급이 끊기자 폭동 직전까지 갖고 파라오가 직접 나서서 마늘을 확보해 공급해줬다. 이는 군인들의 식사에도 마찬가지다. 그러던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덕후 수준이다. 모든 음식에 마늘이 빠지면 섭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초보 요리사가 실패하는 원인 중 하나가 ‘마늘’ 사용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해서이다. 우리나라 음식과 다른 나라 음식의 차이가 바로 ‘마늘’에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마늘 생산량이 세계 3위이다. 좁은 면적에 생산되는 마늘 생산량을 감안하면 단연 1위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