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속 경제리뷰] 적벽에서 반등을 꿈꾼 유비, 그리고 샤오미

2023-07-07     전완수 기자
삽화=김진호

※ 본 글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기반으로 쓰여졌습니다.

[파이낸셜리뷰=전완수 기자]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는 지난 4일 총 3종으로 이루어진 스마트폰 시리즈 12S를 출시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12S울트라는 기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카메라덕에 더욱 돋보인다. 독일의 유명 카메라 업체 라이카와 손잡은 결과다. 샤오미는 삼성과 애플처럼 프리미엄 이미지를 얻고 싶었고, 라이카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이 너무 좋아 시장이 축소되어 활로를 찾다가 서로 상황이 맞아떨어져 두 업체가 힘을 합친 것이다. 이처럼 비교적 작은 두 세력이 서로 힘을 합쳐 최고세력에 대항하는 모습은 경쟁구도가 끊임없이 재생성 되는 삼국지에서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적벽대전의 일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위기의 유비, 그리고 제갈량과 주유

대륙의 3분의 2를 차지한 조조는 이제 일명 천하통일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형주와 강동의 세력을 치기 위해 남하를 시작한다. 당시 형주에는 유비가 유표의 밑에서 의탁하고 있었는데, 유표가 나이가 들어 병사하자 그의 두 아들인 유기와 유종을 놓고 벌어진 파벌싸움에 유비도 휘말리게 되면서 혼란이 생겼다. 그러다 결국 유종이 유표의 뒤를 잇게 되었는데 유종과 그 세력은 형주의 안위에는 관심 없고 그저 조조에게 항복해버릴 뿐이었다. 때문에 유기를 지지했던 유비는 형주를 기반으로 싸울 수 없게 되었고 하구에 머무르며 강동의 힘을 빌려 조조에 대항할 계획을 세운다. 그렇게 삼고초려를 통해 유비군에 참모로 있던 제갈량이 마침 사자로 온 노숙을 따라 직접 강동으로 건너가 강동세력, 즉 오나라의 군주인 손권을 설득하여 두 세력은 손을 잡게 된다. 각 진영의 참모, 유비군의 제갈량과 손권군의 주유는 조조를 격파할 계책에 대해 논의한다. 그러다 서로의 생각을 손바닥에 써서 보여주기로 했는데 두 사람 모두 불 화(火) 자를 씀으로써 의견은 화공으로 통일된다.

조조, 천하통일의 꿈은 한줌 재로

주유의 오군은 진격을 개시한다. 조조군의 첩자로 오군의 진영에 있던 채화와 채중을 군사들이 보는 앞에서 처형시키고 군의 사기를 높이고 출발한다. 오군의 장수 황개는 조조에게 항복을 약속하는 척한 뒤 선봉에 서서 진격하여 조조군의 방심을 유도하고는 짚을 가득 실은 배를 조조군의 진영 안으로 손쉽게 침투시키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곧바로 불을 지르고, 배멀미 때문에 배들을 서로 단단히 묶어뒀던 조조군은 떼죽음을 당하게 된다. 이후 조조는 남은 군사들을 이끌고 달아났으나 손권군과 유비군의 복병에 의해 차례대로 두들겨지며 군사들만 추가로 잃고 만다. 결국 조조군은 뛰어난 전략과 전술 아래 완벽하게 패배한 것이다.

샤오미는 고전 중

샤오미는 2014년경부터 가성비가 좋은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달고 점차 알려지면서, 스마트폰 전세계 시장 4위를 달리다가 미국-중국 무역 전쟁으로 인해 기존에 3위를 차지하던 화웨이가 몰락하면서 그때를 기회삼아 더욱 성장했다. 2021년 2분기에는 무려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하지만 품질 결함 문제로 인해 다시 애플에 밀려나고 만다. 또한 현재 12S울트라와 같은 제품들을 내보이며 시도하고 있는 고급화 전략도 목표 실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애초 샤오미가 성장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제품의 성능에 비해 뛰어난 가성비 때문이었다. 하지만 고급화를 하며 제품의 가격대는 높아진 대에 비해, 그만큼의 성능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거기에 샤오미의 핵심 시장이었던 인도에서도 위기를 겪고 있다. 2020년 발생했던 중국과 인도의 국경 충돌 사건 이후로 반중 정서가 확산되던 가운데 인도 재무부가 해외로 불법 송금을 했다는 혐의를 들어 자산 9000억원을 압수한 것이다. 이처럼 여러 문제를 겪고 있는 샤오미가 이번에 선보인 12S시리즈를 통해서 적벽대전 이후 형주를 얻고 크게 반등한 유비처럼 다시 올라설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