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조선시대 리얼돌 여가물(女假物)
2023-07-15 어기선 기자
조선시대에도 리얼돌이???
리얼돌은 풍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논란의 정점이 있는 물건이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도 리얼돌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다. 윤선도 손자 윤이후가 ‘지암일기(支菴日記)라는 일기장을 썼다. 윤이후가 특별하게 도드라진 업적은 없지만 ’지암일기‘를 통해 조선시대 당시의 모습을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윤이후는 전라도 함평현감이던 1692년 1월부터 세상을 뜨기 닷새전인 1699년 9월 9일까지 하루도 빠짐 없이 일기를 작성했다.그런 지암일기에는 ‘聞沈枋上年以燕京書狀 買得女假物而來 蓋畏妻 不敢近色 妻病不能縱欲 欲以此任泄其欲也 旣還之後 其妻病死 枋也用假物盡其欲 氣血頓虛 因致狂疾 今至難治之境云 此足爲衣冠之羞 不勝怪駭’라는 글이 있다.
해석하면 심방(沈枋)이라는 인물이 지난해 서장관으로 연경((燕京 : 베이징)에 가서 여가물(女假物, 여성 모형)을 사왔다가 한다. 아마 처가 두려워 감히 색(色)을 가까이 하지 못하고 욕정을 해소할 길이 없어 병이 나면서 그 욕정을 마음대로 해소하기 위해서 구입했을 것이다. 그런데 처가 병으로 죽자 심방이라는 사람이 여가물을 이용해 그 욕정을 배설했는데 기혈이 갑자기 허해져서 광질(狂疾)이 났고 지금 치료하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한다. 의관(衣冠, 사대부)의 수치가 되기에 충분하다. 괴이함과 놀라움을 누를 수 없다. 쉽게 이야기하면 심방이라는 사람이 베이징으로 출장을 가서 청나라 리얼돌을 구입해서 자신의 욕정을 해소했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