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속 경제리뷰] ‘어떤 군웅들도 피하지 못한 화살’…역병, 그리고 엔데믹

2023-07-21     전완수 기자
삽화=김진호

※ 본 글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기반으로 쓰여졌습니다.

[파이낸셜리뷰=전완수 기자]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무서운 속도로 급증해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추세다. 7월 초 하루 1만 명 대에 불과했던 감염자의 수가 단 3주만에 7만명대로 늘어난 것이다. 거기에 얼마 전부터 새롭게 원숭이두창과 일명 ‘강남 역병’이라 불리는 균, 바이러스들이 등장해 혼란을 가중시키는 중이다. 이처럼 역병은 예로부터 국가의 상황을 악화시키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삼국지’에서도 그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적벽에서의 역병

208년 겨울에 발생했던 적벽대전 당시, 조조가 패배했던 이유를 들면 황개의 고육계, 제갈량의 동남풍, 주유의 수군지휘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는 당시 강남 지방에 있던 풍토병도 있었다. 강남 지방이란 양자강 하류의 남쪽 지방을 뜻하며 코로나 19의 발원지로 알려져 있는 우한도 이곳에 위치해 있다. 위서 무제기, 촉서 선주전에 기록된 이 내용은 현대의 코로나 같은 바이러스는 춥거나 건조한 날씨에 유행하는 경우가 많아 전쟁이 한창이던 당시 시기와 겹치기에 그 신빙성이 더해진다.

코로나 19의 발원지가 있는 곳, 강남

적벽대전에 대한 기록으로 당시에도 강남 쪽에는 그 지역 특유의 풍토병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풍토병이란 특정 지역에 흔히 발생하는 병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일본의 뇌염이나 열대 지방의 말라리아 등이 있다. 전쟁 당시 조조군과 유비, 손권 연합군이 겪은 환경은 같았을 텐데 조조군의 군중에서만 역병이 돌았다는 것을 보면 애초에 그 병은 강동과 형주에서 원래도 돌고 있던 풍토병이었던 것이다. 수십만의 대군이 각각 작은 막사에 모여서 하루 종일 붙어있고 사용하던 식기들도 같았을 것인데 당시에는 위생에 대한 개념조차 현대에 비해 부족했으니 오나라를 상대한 여러 대군들이 얼마나 고생했을 지는 쉽게 예측이 된다. 거기에 적벽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오나라가 위치한 형주와 강동은 관련해서 풍토병과 관련된 기록이 다수 남아있다.

손권이 뚫지 못한 그곳, 합비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위치상으론 가까웠지만 손권이 얻어내지 못해 한이 맺히다시피 했던 합비다. 합비는 현재 중국의 허페이시를 말하며 삼국지 내에서는 장강의 항구 중 하나이자 양주와 형주 일대를 잇는 국경선으로써 대단히 중요한 요충지다. 위나라와 진나라 입장에서는 오나라 공략에 가장 중요한 곳이었고 오나라 입장에서는 합비만 얻으면 정말 뚫기 어려운 성곽이 하나 더해지는 셈이었다. 때문에 손권은 이곳을 자주 공략하려 했으나 장료라는 명장에 풍토병이 더해져 항상 실패한다. 손권은 감녕, 여몽, 장흠, 능통과 같은 당시 오나라 최고의 무장들을 이끌고 10만에 육박하는 병사들을 휘몰아 합비를 공략했다. 하지만 위나라의 명장 장료가 800명의 결사대를 이끌고 본진을 쳐서 격퇴시킨다. 거기에 역병이 크게 돌아 사기가 떨어져서 다시 공격해볼 엄두도 내지 못한다.

질병과 국가

이처럼 ‘질병’이란 건 예로부터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사실은 현대에 이르러서 더 부각되고 있다. 특히 국가가 운영되고 유지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경제’에 관련해서 정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최근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코로나 19바이러스도 그렇다. 정부가 코로나 엔데믹을 전제로 경제정책 방향을 수립했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원래도 가파른 물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자산가치가 하락하여 사람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태인데 종식되나 싶었던 코로나 19 바이러스까지 다시 기승하는 모양새가 지속되자 그 심리를 더욱 옥죈 것으로 보인다고 여러 전문가들은 말한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방역에 있어 중심이 되어야 할 보건복지부 장관의 자리가 아직도 공석이라는 것. 지난 5월 25일 권덕철 전 장관이 퇴임한 이후 아무도 그 뒤를 잇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