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곤고구미

2023-08-16     전완수 기자
[파이낸셜리뷰=전완수 기자] 일본 건축기업으로 무려 6세부터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2006년 파산해서 현재는 브랜드만 남은 상태다. 557년 비다츠 덴노가 백제로부터 장인들을 대거 받아들였고, 쇼토쿠 태자가 신테노지를 거눅하게 해서 593년 완성했다. 이어 607년 호류지를 지었는데 참여한 목수 중 금강중광(金剛重光: 곤고 시게미츠)이 일본에 남아 대대손손 시텐노지의 증축과 유지보수를 담당한 것이 곤고구미의 시작이다. 이후 곤고 성을 가진 장인을 중심으로 한 가족기업으로 활동하여, 14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일본의 유명한 목조 건축물들을 건설하고 유지보수했다.

곤고구미 유지 비결

곤고구미 회사가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시텐노지의 유지보수를 전담해왔기 때문이다. 시텐노지로부터 매년 정해진 돈을 받았기 때문에 회사가 유지돼왔었다. 오사카의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건물인 쇼만인의 다보탑 역시 1595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으로 곤고구미가 다시 세운 바가 있다. 곤고구미는 매년 정해진 돈이 나왔기 때문에 굳이 매출에 신경을 쓸 이유가 없었고, 사업을 확장할 이유가 없었다. 단지 장인 정신(모노쓰쿠리) 만 필요했기 때문이다. 굳이 경제적인 문제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건축과 유지 보수 기술만 갖고 있어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었다.

메이지유신 이후

그러던 것이 1868년 메이지 유신 이후 ‘신불 분리령’이 떨어졌고, 시텐노지는 소유한 사원의 토지를 모두 잃었고, 곤고구미는 고정수입을 잃어버리면서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이에 1932년에는 경영이란 개념이 약한, 오로지 장인정신만 있던 한 후손이 조상에게 사과하고 선조들의 무덤에서 자살하여 결국 아내가 회사의 경영을 이었다. 하지만 태평양전쟁으로 인해 국가신토의 신사 등과 관련된 일만 들어오고, 사찰 관련된 일이 끊어져 재정이 어려워진 탓에 곤고구미는 군사용 나무 상자를 제조하는 등 막일을 하며 간신히 회사의 명맥을 유지하였다. 곤고구미는 1955년 주식회사로 변모하면서 많은 사찰과 고건축의 유지 보수를 담당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거품경제가 곤고구미에도 강타를 하면서 무리한 땅 투자를 했고, 이후 2006년 파산했다. 그러면서 결국 다카마츠 건설에 인수되었고, 브랜드와 사원은 남았지만 회사의 운영은 넘어갔다. 이후 빌딩 등 현대건축 사업부터는 전면철수하고 전통적인 목조 건물, 그중에서도 신사와 사찰의 수리, 건축을 전문으로 하는 다카마츠 그룹의 자회사 ‘신 콘고구미’로 명맥을 이어나갈 뿐이다. 게다가 2013년 콘고 토시타카(金剛 利隆, 향년 89세)가 후계를 남기지 못하고 사망을 하면서 1천년 이상 내려온 곤고구미의 명맥이 완전히 끊기게 됐다.

곤고구미 몰락은 일본 몰락 상징

일각에서는 곤고구미 몰락은 일본 몰락을 상징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노쓰쿠리만 강조한 일본 정신이 현대에는 점차 맞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에 따른 일본의 몰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것을 대변하는 것이 바로 곤고구미라는 이야기가 있다. 변화를 꾀하지 못하면 시대에 뒤처지게 되고 그것은 곧 몰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