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구속영장까지 카톡으로

2023-08-23     이영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이제는 카톡 등 SNS를 통해 구속영장과 검사 신분증까지 제시하면서 사기를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기관사칭형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발생 비중은 37%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 증가했다. 최근까지 전화금융사기는 생활이 어려운 서민들에게 '대출을 해주겠다'라고 접근하는 '대출사기형'이 약 80%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피해액의 경우에도 40억, 10억, 9억 원 등 큰 피해액이 있어 대출사기형과 기관사칭형 피해액은 각각 275억원, 270억원으로 나타났다. 기관사칭형 사기 범죄 피해자 5232명 중 20대 이하는 3533명 등 2030대가 가장 많았다. 이었다. 다액피해는 자산이 많은 사람에게서 발생하므로 사회생활을 오래 한 40대 이상에게서 발견됐다.

사투리 없어지고, 기관 사칭 신분증 제시에 악성앱까지

과거 범죄자들은 조선족 사투리가 많았다면 이제는 조선족 사투리가 사라졌다. 강압적인 목소리로 협박을 하면서 자신이 기관에 소속된 사람이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카톡 등 SNS를 통해 가짜 신분증을 제시한다. 또한 가짜 구속영장까지 제시한다. 이쯤 되면 피해자는 판단력이 흘어지는데 이때 악성 앱을 깔라고 요구한다. 악성 앱이 깔리게 되면 자신의 신분을 증명하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통해 기관 전화번호를 찾고, 직접 전화하라고 한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기관 대표 전화번호나 민원실 등의 전화번호를 입수해서 전화를 하면 악성앱 때문에 범죄자의 번호로 연결된다. 이쯤 되면 피해자는 기관에 소속된 사람이라고 철썩 같이 믿게 된다. 그리고 범죄 연루 의혹이 있다면서 그때부터 전통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을 구사한다. 전화금융사기는 수법이 정교하고 한번 걸리면 누구나 쉽게 빠져들어 피해를 보기 때문에 피해사례를 가족·친지·친구·회사 동료 등 최대한 많은 사람과 공유해야 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민 대부분이 전화금융사기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10년 전과 완전히 다르다. 특정 사투리를 쓰는 경우는 아예 없고 전화번호 변작, 악성 앱 등 최첨단 통신기술까지 사용하기 때문에 모르면 당할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알아야 본인 사례에 대입해서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은 영장이나 공문서를 절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나 문자로 보내지 않는다”며 “인권 수사가 강조되는 지금 절대 수사기관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며 일단 전화를 끊고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고 특히 자산 검사 등을 명목으로 현금·가상자산·문화상품권을 요구하면 100% 사기이니 전화를 끊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