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컵밥

2022-08-25     어기선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고물가가 고시촌 식당을 강타하면서 고시촌 식당 업주나 고시생들 모두 고통을 받고 있다. 밥값이 스트레스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당 업주들은 폭등한 식자재 가격과 빈곤한 고시생들 사이에서 고민을 할 수밖에 없고, 지갑이 얇은 고시생들 역시 폭등한 음식 가격 때문에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 힘들게 됐다.

이런 이유로 과거 컵밥의 출현과 같은 그런 현상이 발생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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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밥이란

컵밥이란 덮밥의 노점 버전 음식인데 이제는 식품회사들이 유통하는 제품이다. 컵밥은 노량진 고시촌 거리에서 시작했다.

노점상들이 간식을 팔기 시작하면서 고시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었다. 그런데 2004년 즈음 ‘김치볶음밥’ 메뉴가 노점상들 사이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큰 솥에 미리 볶아 놓은 김치볶음밥에 얇게 부친 계란 지단을 얹어서 2천원 정도 팔기 시작한 것이다.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했다’는 만족감을 주면서 고시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김치볶음밥 이외에 다른 식사류가 탄생하기 시작하면서 컵밥이 등장했다.

문제는 고시생 식당들의 매출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노점상들과 갈등이 빚어졌고, 분쟁이 벌어졌다.

그러면서 한때 컵밥 판매가 금지됐었는데 그때 거리는 한산했다. 더 이상 고시생들이 고시촌 식당을 찾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컵밥 대신 호일로 싼 호일밥이 등장하면서 행정 처분은 흐지부지됐고, 컵밥으로 다시 되돌아갔다. 그리고 고시촌 식당들도 컵밥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다만 노점상들이 판매하는 컵밥이기 때문에 오염에 취약하거나 원산지 표시 등이 제대로 돼있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 또한 카드 결제를 하지 않으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점상의 컵밥 운영이 이뤄지고 있는데 2천원에 판매했던 컵밥의 가격이 상승한 채 판매가 됐고, 고시촌 식당은 ‘식권제+뷔페’식으로 바꿨다. 그리고 고시촌 식당의 질적 개선이 이뤄지면서 고시촌 식당과 노점상 컵밥이 공존하게 됐다.

하지만 최근 편의점 도시락이 등장하면서 컵밥도 가격적 메리트가 없어지면서 노점상 중 일부만 살아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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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회사·유통회사들이 주목

노량진 고시촌의 노점상 컵밥들이 쇠퇴를 했지만 오히려 식품회사와 유통회사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GS25에서 편의점 컵밥을 출시했고, 한솥도시락에서는 BB밥이라는 이름으로 컵밥 메뉴를 내놓았다. CJ,오뚜기 등 식품기업들도 컵밥을 출시했다. 그러면서 컵밥이 이제는 하나의 산업이 됐다.

컵밥은 노량진에서 시작했지만 지방으로도 전파가 되면서 지방 곳곳에서 컵밥 노점상이 등장했다. 주로 학생들이 오가는 학원가를 중심으로 노점상 컵밥이 등장한 것이다.

또한 해외에도 노점상 컵밥이 진출했다. 미국 유타주에 있는 컵밥(Cupbop)이 대표적이다. 현재 미국 전역에 11개 프랜차이즈를 설립했고,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