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속 경제리뷰] 유비의 선택과 ‘기회비용’
2022-09-01 전완수 기자
※ 본 글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기반으로 쓰여졌으며 간혹 정사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리뷰=전완수 기자]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개장한 ‘한강달빛야시장’을 추석을 앞두고 이번 주는 임시 휴장, 9월 둘째 주부터는 개최 요일을 금~토요일이 아닌 토~일요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개최 장소 또한 현재 개최장소인 반포한강공원이 아닌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이전해 개최할 예정이다. 접근성과 교통혼잡, 쓰레기 등 여러가지 기회비용을 고려해서 내린 결론으로 보인다. 기회비용을 고려해 선택하는 모습은 우리의 생활뿐만 아니라 삼국지 속에서도 끊임없이 나온다.유비의 첫 번째 선택
때는 조조가 부친 조숭이 죽은 원인이 도겸이라 판단하고 서주로 침공했을 시기다. 조조는 10개 성을 점령하고 수만의 백성들을 무참히 학살하여 피로 강을 만들었다. 이에 도겸은 근처의 군벌들에게 구원을 요청했고 유비는 이에 응한다. 서주에 도착한 유비는 자신도 넉넉하지 못한 상황에서 굶주린 백성 수천명을 모아 음식까지 제공해주며 보호해주는 행동을 했다. 전장이었기에 이러한 유비의 행동은 스스로 짐을 불리는 행동이었고 그런 유비의 정성을 본 백성들과 호족들은 크게 감동했다. 훗날 서주 백성들이 유비를 따르는 계기가 된 것이다. 얼마 안가 여포가 조조의 본거지를 공략하는 바람에 조조는 철수했다. 하지만 도겸은 병을 얻어 죽고 말았는데, 그가 남긴 유언의 내용이 놀랍게도 유비가 아니면 서주를 다스릴 사람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덕분에 유비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한 주의 군벌이 될 수 있었다.호랑이를 품다
얼마 뒤 유비의 뛰어난 능력으로 서주가 안정되었을 시기였다. 조조와 목숨을 건 사투 끝에 패배하고 도망쳐온 여포와 그 휘하 사람들이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유비에게라도 목숨을 부지하고자 찾아온 것이다. 모두가 반대했지만 유비는 자신이라면 여포를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인지 그를 받아준다. 심지어는 자신의 영지 일부인 소패까지 내어준다. 부하들은 당연히 이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96년경, 갑자기 황제에게서 칙서가 내려온다. 내용은 원술을 토벌하라는 내용이었다. 누가 봐도 황제를 등에 업은 조조가 유비를 견제하려고 보낸 것이었지만 칙서는 칙서다 보니 유비는 계략인 걸 알았음에도 어길수가 없었다. 때문에 출진을 하게 되었고 그동안 서주를 지킬 장수로 장비를 선택한다. 이때 유비는 장비에게 충고한다. 술에 취해 부하를 때리지 말고, 사람들을 잘 아울러 주라고 말이다. 그 말을 남기고 유비는 관우와 함께 떠난다.애주가 장비
장비는 초반에는 유비가 한 말을 잘 지켰다. 하지만 결국 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부하들을 불러모아 술파티를 벌인다. 여포의 장인어른인 조표가 이를 말렸지만 술에 취한 장비는 그를 두들겨 패 버린다. 이에 화가 난 여포가 병사들을 이끌고 무방비한 상태로 있는 서주성을 점령해버렸고 장비는 유비가 있는 곳으로 도망치고 만다. 유비가 여포를 들인 선택, 장비를 수비대장으로 삼은 선택 모두 잘못된 선택이었던 것이다. 이 일로 유비는 결국 초기 상태로 돌아가 방황한다.기회비용
기회비용이란 선택하지 않은 대안들 중 최선책에 대한 비용과 선택에 따라 발생한 비용의 합계를 말한다. 어떤 선택을 함으로써 소모된 비용은 명시적 비용, 포기된 잠재적인 비용은 암묵적 비용이라고 한다. 이 둘의 합계가 바로 기회비용이다. 회계학에서는 보통 명시적 비용만 비용으로 포함시키나 경제학에선 암묵적 비용까지 포함시킨다. 이는 화폐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시간적인 비용과 같은 추상적인 것들도 포함된다. 기회비용을 계산하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의 삶으로 보자면 자신의 인생을 최대한 가치 있게 보내기 위해서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 남자가 2만원을 들고 식당을 갔다. 식당에서 A메뉴는 5천원의 가격에 맛은 조금 부족하나 배불리 먹을 수 있다. B메뉴는 2만원의 가격에 맛도 아주 좋고 포만감도 크다. 하지만 다음날 사용할 식비가 부족해진다. 여기서 어떤 메뉴를 고르는가에 따라서 자신의 삶의 가치가 조금씩 바뀌는 것이다. 유비 또한 백성들을 살피며 서주 사람들의 신뢰를 얻고 한순간에 제법 큰 세력의 우두머리가 되었지만 여포를 들이고 장비를 남겨두는 선택으로 또 한방에 모든 걸 잃고 말았다. 삶의 가치를 위해서라도 합리적인 선택은 필수다. 많은 사람들도 그걸 알고 각자 자기만의 기준을 세우고 선택을 한다. 그리고 나름의 결말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