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국내 증권사들은 왜 주식을 팔지 말라고 하나

2023-09-15     전수용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국내 증권사 리포트 투자의견 ‘매수 쏠림’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편중된 증권사 리포트는 개인투자자들의 판단을 저해할 소지가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도 의견 고작 ‘0.14%’

1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최근 5년(2017~2021년)간 ‘국내 및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 관련 통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경우 전체 투자의견 2만2천97건 중 매수 의견은 2만335건으로 92% 비중을 차지했다. 아울러 중립 의견은 2천520건으로 11.4%를 차지했다. 반면 매도 의견은 32건으로 단 0.14%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외국계 증권사는 전체 투자의견 11만8천19건 가운데 매수 의견은 5만9천213건으로 50%의 비중을 보였고, 중립 의견은 4만126건으로 33.9%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매도 의견은 총 1만8천680건으로 15.82%를 차지했다. 매도 비중이 0.14%였던 국내 증권사와 대조적인 지점이다.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 매도 의견 비중을 비교하면, 동일한 국내 상장기업 대상으로 했음에도 그 차이는 무려 113배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7년 국내 증권사의 매도 의견은 10건으로 0.20%를 기록했는데, 동일 연도에 외국계 증권사는 4천47건(16.51%)를 기록해 80배 차이가 났다. 2018년에는 국내 증권사 매도 7건으로 0.15%였던 반면 외국계 증권사는 3천776건으로 15.18%를 기록해 100배 차이가 났다. 2019년에는 국내 증권사 매도 3건으로 0.07%였고, 외국계 증권사는 매도 3천573건으로 16.80%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국내 증권사 매도 7건으로 0.16%였던 반면 외국계 증권사는 4천17건으로 18.18%였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국내 증권사는 매도 5건으로 0.12%의 비중을 기록했는데, 외국계 증권사는 매도 3천267건으로 12,93%를 기록했다.
사진=픽사베이

하나증권, 매수 의견 가장 많아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근 5년간 매수 의견을 가장 많이 낸 상위 5개사를 추려보면 하나증권이 1천366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신한금융투자(988건), 대신증권(893건), 삼성증권(856건), 이베스트투자증권(831건) 등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투자의견 수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국내 증권사의 매도 의견이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리포트의 신뢰도를 제고하겠다면서 지난 2017년과 2019년 연달아 제도 개선책을 내놓은 금융감독원의 대처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이와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 강병원 의원은 “상장사·기관투자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는 증권사의 처지를 모르는 바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강 의원은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와 미중갈등, 고금리 등으로 인한 시장의 불확실성과 유동성이 지극히 높은 상황에서 매수 의견으로 편중된 증권사 리포트는 개인투자자들의 판단을 저해할 소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매수 쏠림은 리포트의 신뢰성을 스스로 갉아먹는 것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금감원이 연이어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형식적이거나 무소용”이라면서 “해외처럼 독립리서치를 활성화하거나, 특정 투자의견 비율 조정을 권고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