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현금 인출 어디서 하나...영업점 줄고 ATM 줄고

2023-09-20     전수용 기자
출처=신한은행
[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직장인 A씨는 최근 추석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하기까지 했다. 명절을 맞이해 A씨의 집으로 형제 가족들이 방문했는데 조카들에게 항상 줬던 현금을 찾기 위해 인근의 현금자동인출기(ATM)를 찾았으나 없어졌던 것. 결국 A씨는 차를 타고 시내 중심가로 찾아가 겨우 현금을 인출할 수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 되면서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성화되면서 ATM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서울에서만 635개 감소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의 ATM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1만9392개에서 2020년 11만7623개로 1769개가 감소했고, 다시 2021년 11만7282개로 342개가 더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감소 대수가 가장 많았다. 2020년 2만1132대였던 서울의 ATM은 2021년 2만497대로 전년 대비 635대 감소했다. 이어 부산이 6976대에서 6819대로 157대가 감소했고, 경남이 8231대에서 8077대로 154대가 줄었다. 그 다음이 대전으로 3318대에서 3246대로 72대가 감소했고, 대구가 5229대에서 5164대로 65대가 감소했다. 반면, ATM 대수가 늘어난 곳도 있다. 경기도는 2020년 2만7455대에서 2021년 2만7930대로 475대가 늘어났고, 인천은 5934대에서 6070대로 136대가 증가했다. 이 외에도 충남은 5874대에서 5956대로 82대가 늘어났고, 세종은 675대에서 726대로 51대가 늘어났다.

영업점도 감소 추세

ATM 대수가 감소세를 이어가는 것은 모바일뱅킹의 확산에 따라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성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같은 추세에 시중은행의 영업점 수도 빠르게 줄고 있다. 2021년 6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점포 수가 전년 대비 큰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은행들이 영업점포를 줄이며 비용 효율화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6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점포 수는 총 6326개로 전년 동월말 대비 79개 줄었다. 점포 11개가 신설되는 동안 90개가 폐쇄됐다. 국내 은행들은 영업점포를 계속 줄여왔다. 전년대비 감소 수는 ▲2016년말 180개 ▲2017년말 312개 ▲2018년 23개 ▲2019년 57개 ▲2020년 304개로 집계됐다. 특히 국내 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영업점포를 가장 많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점포 감소 규모는 54개로 전체의 68.4%를 차지했고 지방은행은 15개, 특수은행은 10개 줄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KB국민·하나은행이 각각 18개 감소한 데 이어 ▲산업은행 8개 ▲대구은행 7개 ▲우리은행 6개 ▲신한은행 5개 ▲씨티은행 4개 순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도권과 광역시 등 대도시권 소재 점포가 61개, 비대도시권은 18개 감소해 지점포수는 각각 4824개, 1502개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ATM 대수가 줄어든 것은 영업점이 잇따라 통폐합된 영향도 크다”며 “ATM 1대당 연간 약 300만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ATM 감소로 인해 노령층 등 금융이용자의 불편이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국회 정무위원회 송석준 의원은 “최근 디지털 지급수단 이용 확대, 코로나19 등에 따른 비대면 거래 증가로 금융기관 점포 및 ATM 수가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다”고 전했다. 송 의원은 이어 “국민들의 현금 및 금융서비스 접근성이 약화되지 않도록 ATM이 중복으로 설치되거나 급격히 폐쇄되지 않도록 은행 간 효율적인 ATM 운영공조 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2021년 기준 단위면적(1㎢)당 설치된 ATM 대수는 서울이 33.9대로 가장 많았고, 부산이 8.9대, 광주가 6.7대, 대전이 6.0대, 대구가 5.8대, 인천이 5.7대 순이었고, 강원이 0.3대로 가장 적었다.